일본인과의 데이트는 어떤 느낌일까요? 일본의 데이트 문화를 속속들이 살펴봅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젊은 남녀에게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는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기념일입니다. 일본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로맨스는 일본인이 연애를 좋아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본인과 사귀는 것이 항상 달콤하고 낭만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놀랍게도 일본의 국제결혼 이혼율은 70%라고 합니다! 이는 왜 그런 것일까요? 일본인 연인과 갈등을 피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인의 독특한 연애관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기사는 일부 일본인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반영한 것일 뿐, 전체 일본인의 관점을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드문 연락

일본인 여자친구 남자친구

일본의 광고기획사 마이나비는 LINE을 통해 일본 성인을 대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이상적인 연락 빈도는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의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남녀 각각 52.0%, 53.7%가 ‘매일’이라고 답한 반면, 18.4%와 13.5%는 주 2~3회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인들은 일에 전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여유 시간에 메시지를 기다리거나 바로 답장하는 것은 고사하고, 근무 시간에 핸드폰을 확인하는 것 자체를 삼갈 정도입니다. 퇴근 후 사교 모임에서는 상대방을 존중해서 메시지를 봐도 그것을 읽거나 답장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사생활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한국에서처럼 전화 통화나 영상 통화를 자주 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과 분쟁을 일으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문화권 깊숙하게 배어 있어서, 일상생활의 사소한 부분까지는 서로에게 공유하지 않습니다. 급한 일이 있어도 상대방에게 먼저 문자메시지를 보내서 전화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을 하지, 예고 없이 전화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일본인이 아닌 사람이라면 갑작스러운 연락 두절로 어리둥절할 수도 있지만, 일본인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뜸한 데이트

연락 빈도가 비교적 적은 것 외에도 일본 사람들은 데이트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다른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커플의 비싼 교통비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같은 동네에 사는 커플이라고 매일 만나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이거나 직장 동료가 아니라면 일주일에 한두 번 만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일본 커플이라고 다 데이트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상당수가 ‘자신’의 시간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기 삶의 방식을 지키고 싶어 합니다.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파트너와 함께 보내고 싶어 하는 비일본인 커플들과는 달리, 일본 커플들은 데이트 약속이 없을 때는 일에 집중하거나 다음 데이트를 위해 자신을 준비하곤 합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데이트할 때는 두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일을 합니다. 다시 말하면 미용실에 가거나 상대가 없어도 혼자 할 수 있는 쇼핑 같은 활동은 좀처럼 계획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서로에게 관심 없는 장소에 가거나 흥미 없는 일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가 데이트를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일본인과 데이트하는 특권 중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거주하는 곳에서 만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퇴근 시간에 맞춰 파트너의 회사에 가서 기다리다가 데이트를 하고, 나중에는 집에 바래다주고… 이것은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는 광경이지만, 일본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직 관계가 확실하지 않거나 시작 단계 또는 학생 커플이라면 데이트 후에 항상 서로의 집 앞까지 바래다주곤 할 것입니다.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들은 당연하고 차를 가지고 있다면 교외까지도 바래다줄 것입니다. 그러나 도쿄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은 중간 지점이나 목적지가 되는 역에서 직접 만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이 집에 데리러 오거나, 데이트 후에 바래다주는 일은 드문데,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에서 커플들이 역에서 작별을 아쉬워하는 인상적인 장면을 떠올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는 일본이 안전한 나라이기도 하고, 도쿄 내에서도 왕복 1시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습니다. 사랑이나 매너보다는 실리의 결과입니다.

그룹 모임보다는 커플만의 시간을 선호

해외와 같이 ‘상대의 친구는 나의 친구’라는 보편적인 개념이 일본에서만큼은 유효하지 않습니다. 일본인 파트너가 여러분에게 친구를 소개할 수도 있지만, 함께 어울리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고, 일본인은 다른 사람의 평가에 극도로 민감하기 때문에 더블데이트는 더욱 흔치 않습니다. 예를 들어 몇 사람이 각자의 파트너와 동행했는데 파트너들이 서로를 모르는 상태라면 그들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고, 분위기는 빠른 속도로 어색해질 것입니다.

성별에 상관없이 일본인은 신중한 편이며 자기 일에만 신경을 쓰고, 타인과는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 식사를 하고 어울려도 서로에게 마음을 터놓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우정으로 발전하는 친구를 사귀기가 어렵습니다.

자신의 친구를 알아가는 데 시간이 걸리고, 상대의 친구를 알아가는 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모두가 친구가 되지 않는 한 더블데이트는 잘 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공장소의 애정표현은 당황스러워

사생활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본 커플들은 그들의 관계를 시작부터 바로 알리지 않고, 서로의 사진을 잠금 화면으로 설정하지도 않습니다. 그 관계를 미묘하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으로, 관계가 절대적으로 안정되지 않는 한 온라인에서 친밀감을 쉽게 드러내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 사람은 예절의 중요성과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을 어려서부터 배우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의 애정 표현이 불쾌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또 다른 예는 문신이 있습니다. 젊은 층은 문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기성세대는 받아들이기 힘들어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일본에서는 심미적인 것과 품격에 대한 평가를 중요시합니다.

대부분의 일본 사람은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신경을 많이 씁니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충돌을 피하려 하고, 군중 속에서 결코 두드러져 보이고 싶지 않아 합니다. 커플룩을 입는 것도 마찬가지로 행인들의 시선을 끄는 것이 민망할 수 있기 때문에 꺼려 합니다. 일본 커플이 공공장소에서 서로 어색해 보이거나, 심지어 상관없는 사람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체모에 대한 세심한 관리

일본을 방문했을 때, 열차 객실의 ‘전신 제모’ 광고가 몇 개나 걸려있는지 세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일본인은 통상의 겨드랑이 외에도 등, 팔, 비키니 라인, 종아리, 얼굴, 목, 손가락 등에 있는 체모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최근에는 코털과 헤어라인에 대한 시술까지 생겼을 정도입니다!

이는 일본인, 특히 여성들이 추구하는 아름다움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체모를 정리하는 것은 가꾸는 과정의 일부이고, 이를 등한시하면 타인에게 흐트러져 있는 인상을 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 역시 집단 활동에 기반을 둔 교육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집단 내의 모든 사람들이 어떤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좋은 것’이라는 사고방식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이는 아름다움에 대한 광범위한 정의가 되어버립니다.

짐작에 불과하지만, 일본 여성의 체모에 대한 민감함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쳐 남성들도 덩달아 체모 관리를 인식하게 된 것은 아닐까요?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을 피함

일본인들은 다른 사람과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항상 신경을 쓰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라도 농담을 하거나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을 꺼리는 편입니다. 일본인의 말은 실제 생각과 정반대일 수도 있는데, 이 모든 것은 그들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언제 한잔합시다’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약속을 잡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진심이 아니고 여러분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예의 바르게 행동하려고 한 것일 뿐입니다. 또 다른 경우는 여러분이 만나자고 했는데 무시해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마도 거절을 해서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을 피하고 싶은 것일 수도 있고, 서로의 관계를 이 이상으로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조용히 거리를 두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주변 사람들을 잘 관찰하도록 교육받기 때문에 ‘분위기를 읽는 능력’을 갖게 되고, 돌려서 말하는 경향은 따뜻하고 온화한 느낌을 준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은 ‘낯선 외국인’과 교류할 때 더욱 두드러질 수 있는데, 일본인 두 사람 사이 또는 불특정의 외국인이 가까이 있으면 또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타인의 견해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싸우는 커플은 볼 기회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문제를 즉시 해결하는 것보다 대립을 피하는 것을 우선하는 경향의 단점은 일단 선을 넘어서 화를 내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는 것입니다.

가족과의 약한 유대관계

일본인과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가족과의 유대감이 약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출신 도시에 계속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젊은 층은 타지로 일하러 떠나기 때문에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살게 됩니다. 기차와 비행기 티켓이 비싸서 주말마다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고, 새해 연휴에도 본가에 돌아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일본인이 가족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은 관계에 있어서 더 겁을 내면서 부모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자매나 모녀의 관계는 비교적 영향이 적어서 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고, 부모가 나이가 들면서 상황이 개선될 수도 있지만, ‘사귀는 사람이 있니’, ‘언제 결혼할 거야’, ‘손자 손녀는 언제 볼 수 있니’와 같은 질문이 쏟아지는 뿌리 깊은 문화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젊은 층이나 독신들이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면도 있습니다.

사랑도 중요하지만, 사생활이 더욱더 중요

일본 사람은 사생활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상대방에게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 주지 않고, 상대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물어보거나 추궁하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결혼 전까지 상대방의 수입이 어느 정도 되는지도 모르는 커플도 많습니다!

현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일본인들은 공유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파트너에게 마음을 털어놓으려는 사람도 분명히 있지만, 대다수의 일본인은 사생활을 지키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열쇠는 국적이 아닙니다. 궁극적으로, 존중과 신뢰라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내의 정보는 공개 시점의 정보입니다.

0 Sha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