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거주하는 이유로는 취업이나 유학을 위한 경우도 있고, 결혼이나 가족과 같이 있기 위한 경우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일본에 거주하기 시작했을 때는 셋집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정착하기로 했을 때 주택 구입 여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게 됩니다. 나라에 따라 정책이나 주택 구매 문화가 크게 다릅니다. 이번에는 일본에서 집 사기 전에 알아둬야 할 사항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본글은 투자 관점이 아닌, 장기 거주자를 대상으로 작성했습니다.
1.일본에서 주택 구매 시의 조건
일본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은 대부분 일본의 은행에서 대출받기 힘듭니다. 만약 중장기로 체류하는 외국인일 경우, 비자의 종류에 따라 대출 조건이 달라집니다. 영주권 소유자인 경우, 대다수의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으며 심사 조건은 일본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취업 비자인 경우, 일부 은행에서만 대출받을 수 있으며 신용 심사만 통과하면 됩니다. 유학 비자나 기타 비자인 경우, 수입이 불안정하므로 대출을 신청할 수 없습니다.
영주권 소유자의 대출 조건:
주택 담보 대출의 심사 요건은 대출 상환 능력 구비 여부입니다. 구체적인 조건으로는 상환 금액이 연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안정적인 수입(근무 연수, 근무 형태, 개인 사업자일 경우 사업 내용) 등이 있습니다.
또한, 대다수의 금융 기관은 대출 과정에 일본어로 원활하게 협상이 가능한 지도 중요하게 생각하니 만약 일본어로 소통하는 것에 자신이 없다면, 사전에 금융 기관 홈페이지에서 다국어 서비스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비영주권 소유자의 대출 조건:
영주권이 없어도 일정한 조건만 충족시키면 주택 담보 대출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금융 기관에 따라 조건이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하기 조건만 충족시킬 수 있다면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도 주택 담보 대출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일본 국적 소유
・집값의 20%를 계약금으로 준비 가능한 경우
・일본에서 7년 이상 거주하였으며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경우
또한, 본국의 금융기관이 일본에 지점이 있는 경우에도 대출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사실 대출을 받는 방법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영주권 소유자는 대출을 받아도 변동 금리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금리 변화에 유의해야 합니다.
2. 주택 구입과 셋집의 종합 평가
한국에서는 ‘꼭 자기만의 집이 있어야 한다”라는 인식이 있으나, 일본의 전국 평균 자택 구매율은 60% 정도에 불과하며 그중 도쿄는 더욱 낮은 50% 미만(2018년 10월 총무성 통계국 토지 통계 조사 결과)에 불과합니다.
일본인들이 주택을 구입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기 불황, 소득 불안정, 비정규직 증가 등 경제적인 요소 외에도, 마음이 맞지 않는 이웃을 만났을 때 이사하기 힘든 등 이유가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인구 감소 및 고령화로 인해 공실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공급과잉인 상황에서 구입하여 되팔기 어렵다는 점도 이유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도쿄에 사시는 분들이 출퇴근 때문에 반드시 도심(시부야구, 신주쿠구, 메구로구, 세타가야구, 미나토구 등)에 살아야 한다면, 집값이 비싸므로 감당하기 힘들어 셋집을 선택하는 것도 도쿄의 임대 주택 문화가 성행하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주택을 구입한 경우, 매달 상환해야 하는 대출 외에도 막대한 초기 비용, 세금, 주거 비용, 관리비, 보수비 등 기타 비용이 발생하여 합치면 엄청난 금액이 됩니다. 따라서 많은 일본인들은 셋집과 주택 구입 시 드는 총비용을 검토한 후 자신의 실제 상황에 맞춰 결정을 내린다고 합니다. 따라서 일본에서 주택 구입 전에는 셋집도 옵션에 포함해 고민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구입 후의 초기 비용
일본에서 집을 구입하기로 한 뒤, 가장 먼저 지급해야 하는 것이 바로 초기 비용입니다. 초기 비용이란 입주하기 전에 반드시 지급해야 하며, 초기 비용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동산 회사에 따라 계산방식이 다를 수가 있으며 기타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존재)
등록 비용: 일반적으로 소유권 등록과 대출 등록이 포함되며, 소유권 등기 금액은 고정 자산 평가액의 0.1% ~ 2%로, 대출 등기 비용은 대출 금액의 0.1% ~ 0.4%임.
수선 예치금(아파트 혹은 빌딩): 아파트나 건물은 매달 수선 비용을 지급해야 하며, 예치금 방식으로 20만 엔 ~ 40만 엔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경우도 있음.
중개 수수료: 집값의 3% + 6만 엔 + 소비세
부동산 취득세: 부동산 취득 시 부과되는 세금으로 금액은 고정 자산 평가액의 3%임.
보험료: 화재, 지진 보험 등 각종 보험 비용으로 화재 보험은 약 15만 엔 ~ 40만 엔(10년 정도)으로, 지진 보험은 5만 엔 ~ 25만 엔(5년 정도)임.
법무사 보수금: 법무사를 통해 주택 등기 수속을 해야 하며 등기 유형에 따라 1만 엔 ~ 13만 엔의 보수금을 지급해야 함.
대출 수수료: 금융 기관에 따라 비용이 다르며, 대부분 대출 금액의 1% ~ 3%임.
대출 보증금: 대출금 회수가 불가능한 경우를 대비해 보증금을 선납해야 하는데 금액은 대출금의 0.5% ~ 2%임.
인지: 매매 계약서 및 대출 계약서에 사용되는 인지로 약 4만 엔 ~ 6만 엔입니다.
초기 비용을 합산하면 신축 단독주택과 중고 주택은 대략 집값의 6% ~ 8%로, 신축 아파트는 3% ~ 5%입니다. 이 밖에도 계약금을 준비해야 하므로 사전에 부동산 담당자에게 초기 비용을 리스트 업하도록 요청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일본 주택 구입 시의 세금 종류
세금은 고정 자산세와 도시 계획세로 나뉩니다. 고정 자산세는 주택세로 도시 계획세는 토지 가치세와 유사하며 합쳐서 고도세로 불립니다. 고도세는 매년 1월 1일 당일 기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집의 위치, 면적 등 조건에 따라 자산세 과세액(세금 기준액)을 산정하여 고정 자산세는 과세액의 1.4%로 도시 계획세는 과세액의 0.3%입니다. 3년마다 재평가가 진행되며 일반적으로 아파트의 고정 자산세는 단독 주택보다 높습니다.
일본 정부는 신축을 대상으로 고정 자산세 감면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조건에 부합되는 단독 주택은 3년 동안, 아파트는 5년 동안 절반을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5. 정부의 주택 담보 대출 보조금 제도 및 저금리 시대
일본 정부는 2019년 10월에 소비세를 10%로 인상한 후, 자동차나 부동산 등 높은 부가가치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다양한 정책과 소비 장려 조치를 제시했습니다. 그중 주택담보 대출 보조금 제도가 가장 혜택이 좋은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축 구입이나 재건축, 리모델링 등 100만 엔 이상의 대출 대상자는 연간 소득 공제에서 연말 정산 대출 금액의 1.0%를 기존 10년에서 13년으로 연장하고 최고 상한액은 400만 엔까지 감면합니다. 반면, 장기 우량 주택(100년 거주 가능한 주택)은 최대 500만 엔까지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즉 일반 주택을 구입하면 연간 소득세가 42만 엔이지만 연말 정산 때 대출금이 4,000만 엔 남아 있을 경우, 연간 소득세에서 30만 엔을 면제받아 소득세는 2만 엔만 지급하면 됩니다.
또한 일본은 현재 초저금리 시대여서 주요 은행의 대출 금리가 1% 이하로, 금리 면에서 봤을 때는 좋은 시기입니다.
6. 대출금 외 매달 지급해야 하는 관리비 및 수선 적립금
한국에서는 매달 아파트 관리비를 납부해야 하지만, 일본에서는 아파트 관리비 외 수선 적립금도 납부해야 합니다.
일본의 주택가 아파트는 정기적으로 리모델링을 하기에 외관이 매우 깔끔하고 깨끗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부 부동산 회사는 50년 동안 리모델링 계획도 미리 준비한다고 합니다. 해가 지날수록 수선 금액이 증가하므로 일부 중고 주택 구입 시에는 보수 비용의 금액도 확인해야 합니다.
즉 아파트 구입 시 매달 납부해야 하는 대출금 외에 관리비와 수선 비용도 추가됩니다. 도쿄는 관리비와 수선 비용이 평균 2만 엔 ~ 3만 엔이므로 예산 책정 시 해당 비용도 포함시켜야 합니다.
7. 명시한 면적은 실제 면적으로 공용 면적은 불포함
일본에서 면적을 표기할 때는 평수를 단위로 합니다. 한국에서는 주차장이나 베란다와 같은 아파트의 공용 면적도 포함시키지만 일본에서는 공용 면적을 제외한 실제 주택 면적을 표기합니다.
8. 일본 아파트의 주차 공간
한국에서는 가구당 1개 이상의 주차 공간이 있으나, 일본은 가구당 1개의 자전거 주차 공간밖에 없습니다. 만약 주차가 필요할 경우에는 별도로 구매하고 월별로 결제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도쿄 23구 내의 주차장은 한 달에 3만 엔 ~ 5만 엔입니다.
9. 대출자 사망 후 대출 금액 리셋
일본에서는 주택 담보 대출을 받을 때, 단체 신용 보험에 가입합니다. 대출자가 상환 기간 중 사망할 경우 대출금은 0이 됩니다. 쉽게 말해, 가족 중 아버지가 대출자였다면, 세상을 떠난 뒤 더는 대출 금액을 상환하지 않아도 되므로 가족 중 다른 구성원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도 최소한 살 곳은 보장됩니다.
단체 신용 보험금은 이자에 포함되어 있어 별도 비용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10. 일본에서 주택 구입 시 가치 증가 여부
주택을 구매하는 이유로는 머무를 곳이 있어 마음의 안정을 느낄 수 있는 것 외에 주택의 가치 상승도 기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주택 매입 후 주택의 가치 상승을 기대하기는커녕 유지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 이유는 일본에는 부동산 투기 문화가 없으며 대다수가 장기 거주나 구매 후 임대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주택 구매한 지 5년 내에 매각할 경우 양도 소득세 30%, 주민세 9%가 부과되고 구매 5년 후에 매각할 경우 소득세 15%, 주민세 5%가 부가되는 등 단기 투기 목적의 부동산 투자를 억제하기 위해 높은 금액의 세금 정책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일본에서 주택 구입 시 알아야 할 10가지 주요 내용에 대해 소개 드렸습니다. 만약 일본에서 주택을 구입한다면, 꼭 전문가와 논의하여 최신 정책 등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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