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호텔 업계에 취업하고 싶은데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몰라서 고민하고 계시나요? 그런 분들을 위해 이번에는 일본 호텔의 전반적인 업무 내용과 그 흐름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한국인이 일본 호텔 업계에 취업할 수 있을까요?
한국에서의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해외 일자리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 또한 비슷해서 해외 취업 희망 국가의 하나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인력난을 겪고 있는 일본 역시 해외 노동 인력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 가운데, 일본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일본 각 지역의 ‘호텔 및 료칸, 리조트 취업’ 구인 공고를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원래 일본은 관광업 내수 시장이 매우 발달한 나라고, 전국 각지에는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고 작은 숙박 시설이 많이 있습니다. 게다가 올림픽 개최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 중심의 관광정책을 시행하여,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 이전까지만 해도 방일 외국인 여행객이 연간 3천만 명(2019년 기준)을 넘을 정도로 일본의 인바운드 관광 시장은 큰 상승 추세를 보였습니다.
일본 정부 관광국(JNTO)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방일 여행객 국가별 조사‘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한 여행객의 국가 순위 중, 1위 중국(약 360만 명)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곳이 바로 한국(약 320만 명)이라고 합니다. 2019년 하반기에는 3위로 주춤했지만, 여전히 한국인 관광객은 일본 관광 시장에서 큰 영향을 차지합니다. 여기에 더해, 도쿄, 오사카 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자유여행부터 전국 곳곳의 시골 온천 여행까지, 한국 여행객의 여행 형태가 점점 다양하게 변화하면서 일본 전국의 많은 숙박 시설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은 현재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인데, 그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맞은 곳이 호텔과 같은 서비스 업계입니다. 일본 관광 산업은 활발하게 번성하고 있음에도 인력난은 점점 심해지고 있어서, 일본 각지의 숙박 업계는 그 대책의 하나로 해외 인력 투입을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일본 각 지방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매우 많으니, 호텔 입장에서는 이를 대응할 직원으로서 한국인을 뽑는 데 주저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또, 일본 내에서 한국 사람은 일본어, 영어 등 외국어를 잘하고 성실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도 일본 호텔 업계의 활발한 한국인 직원 채용에 한몫합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일본 관광 업계도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본 정부 및 관광부처는 코로나 이후의 방일 관광객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미리미리 각종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도 인력난은 꾸준히 존재하기 때문에 한국인을 채용하려는 숙박 업계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호텔, 업무 내용은 어떻게 되나요?
한국 등에서 호텔 업무 경험이 있다면 간단한 인수인계 후 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을 정도로 내용 면에서는 타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료칸이나 리조트의 경우 호텔과는 업무 내용이나 근무 시간이 조금 다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보통 호텔 업계의 업무는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프런트 (Front Office)
‘호텔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프런트 업무는 객실 부문 중 객실 영업에 해당합니다. 보통 호텔 업무라고 하면 많이 떠올리는 체크인/체크아웃 등, 고객을 직접 마주하고 응대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일반적인 업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체크인/체크아웃 업무
- 체크인 고객 짐 운반 (흔히 벨보이라고 불리는 호텔 포터의 업무지만, 포터를 따로 두지 않는 호텔에서는 프런트 직원이 담당)
- 예약 관리 및 객실 조정
- 결제
- 전화 대응, 고객 문의, 짐 보관, 클레임 등 각종 고객 요청 사항 대응
객실 관리(House Keepting)
프런트 업무와 같은 객실 부문의 객실 관리 업무에 해당합니다. 보통 객실 및 관내 미화 등, 고객이 쾌적하게 호텔을 이용할 수 있도록 힘쓰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일반적인 업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룸 메이킹 (Room making, 청소/침구 정리)
- 세탁
- 어메니티 등 각종 고객용 비품 관리
- 관내 청결 유지
백 오피스 (Back Office) 외 관리 부문
관리 부문에 해당하며, 보통 일반 사무 업무 전반을 담당하는 부서가 백 오피스입니다. 호텔에 따라서는 백 오피스 부서가 따로 있지 않고, 프런트 부서에서 교대로 업무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업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마케팅 등 호텔 홍보 및 이벤트 운영
- 전반적인 호텔 매니지먼트(사업기획, 인사, 회계 등)
식음료(Food&Beverage)
조식 및 석식, 연회 등, 고객의 만족스러운 식사를 위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입니다. 일반적인 업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조식/석식 준비
- 레스토랑 내 좌석 관리 및 서빙, 식사 고객 응대
- 고객의 식음료 관련 계산
- 레스토랑 정리 업무
- 주방(요리 담당, 요리사로 채용된 것이 아니면 조리 업무는 보통 전문 셰프가 담당)
- 설거지 및 주방 정리
담당 업무의 배정 기준은?
백 오피스 업무는 사무업무, 특히 일반 기업에서의 관리부 업무와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외국인에게는 거의 맡기지 않습니다(관련 경력이 있거나, 신졸 채용으로 처음부터 백 오피스로 채용된 경우는 예외). 그 외 담당 업무는 언어 능력 그리고 호텔 입지(立地)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먼저, 일본에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일본어 실력은 필수입니다. 일본어 능력에 따라 청소부터 레스토랑, 프런트까지, 담당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점점 넓어집니다. 특히, 프런트 업무는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의사소통을 하고 고객을 직접 대응해야 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유창한 일본어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다만, 고객의 국적 구성에 따라서는 일본어가 조금 부족해도 괜찮은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호텔은 위치에 따라 고객의 국적 구성이 달라집니다. 즉, 도쿄와 오사카 등의 대도시라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을 것이고, 일본 소도시의 작은 료칸이라면 외국인보다는 일본인 관광객이 더 많을 것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대도시의 호텔에서는 일본어가 조금 부족해도 한국어와 영어 등 다른 외국어만 잘한다면 바로 프런트에 배정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외국인 관광객보다 일본인 관광객이 더 많은 일본 지방의 호텔(특히 료칸)에서는 웬만한 일본어 실력이 아닌 이상 외국인이 프런트에 배정받기는 힘듭니다.
그러므로 일본의 호텔 업계에 취업하고 싶으시다면, 본인이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싶은지 잘 생각해 본 뒤 일본어 및 다른 외국어 실력을 보완하고, 취업 희망 지역도 잘 고려해 보도록 합시다.
업무의 흐름은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일본 호텔에서의 하루 업무 흐름은 어떻게 될까요? 담당 업무와 소속 부서별로 출근 시간과 업무 피크 시간, 스케줄 및 퇴근 시간이 모두 다르지만, 일본 호텔의 전반적인 하루 일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조식 제공 (7시~9시 30분 전후)
식음료팀이 담당합니다. 음식 자체는 전문 요리사가 조리하지만, 그 외 식기나 좌석 준비, 청소, 고객 요청 사항(알레르기, 제한 식단 등) 대응 등을 위해 일찍 일어나서 출근해야 합니다. 뷔페 형식이 아닌 곳은 식음료팀 직원이 직접 서빙해야 하는데, 특히 료칸은 뷔페보다 일본식 아침식사가 제공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준비하는 데 손이 많이 갑니다.
조식이 끝나면 식음료부 팀이 뒷정리까지 마무리합니다. 큰 호텔이나 리조트라면 식음료팀 내에서도 서빙, 주방보조, 설거지 등 업무 분담이 되어 있으나, 작은 료칸의 경우 식음료팀 직원이 설거지 등의 잡무까지 다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크아웃 (8시~10시 30분 전후)
프런트 팀에서 담당합니다. 조식을 끝낸 고객이 순차적으로 체크아웃을 시작하는데, 보통은 8시 이후부터 10시~11시까지 체크아웃을 실시합니다. 이때, 프런트 직원은 숙박 내용에 대한 결제 및 고객 요청사항 대응, 컨시어지(종합서비스 담당) 등의 업무를 합니다.
룸메이킹 (체크아웃 시작~11시 전후)
프런트에서 체크아웃이 시작되면 객실 관리팀은 체크아웃이 완료된 방부터 룸 메이킹을 시작합니다. 주요 업무는 고객이 사용한 방을 깨끗이 청소하고 다음 고객이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침구 등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성수기 등, 정리해야 할 방이 많을 때에는 다른 부서에서 업무 지원이 오기도 합니다. 고객이 체크아웃을 할 때까지는 방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일이 늦어지는 때가 많습니다. 호텔 규모에 따라 객실 관리팀이 따로 없고, 조식 업무를 끝낸 식음료 직원이나 프런트 직원이 룸 메이킹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휴식 (11시 이후~15시 전후)
고용형태(정직원/파트타임)나 호텔 방침, 업무 스케줄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1일 8시간 전후 업무를 계약한 정직원 중 식음료팀과 객실 관리팀 직원은 체크아웃과 룸 메이킹이 끝난 11시 이후부터 다음 체크인 시간인 15시 전후까지 휴식시간을 갖습니다. 객실 수가 많은 큰 호텔 및 리조트의 경우, 객실 관리팀은 휴식 없이 체크인 시간 전까지 룸 메이킹을 하고 바로 퇴근하기도 합니다. 다만, 프런트나 백 오피스 직원은 계속 호텔에 상주해야 하므로 근무 자체가 2교대 혹은 3교대인 경우가 많아서, 휴식을 따로 갖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체크인 (15시~18시 전후)
체크아웃과 마찬가지로 프런트 팀에서 담당합니다. 대부분 15시 이후부터 체크인을 시작하는데, 이때 고객 정보를 작성하거나 고객 요청사항에 대응하고, 객실 조정이 필요할 때는 조정을 하는 등, 전반적인 고객 응대 업무를 합니다.
특히 료칸은 석식으로 가이세키(정찬 코스) 요리를 내놓는 곳이 많아서 미리 준비할 사항이 많습니다. 다른 객실의 고객과 겹치지 않도록 고객의 희망 석식 시간을 조정하거나 메뉴(가이세키가 아니더라도, 식품 알레르기나 제한 식단이 있는지 등)를 묻는 등, 식음료팀이 추후 원활하게 석식 제공을 할 수 있게끔 돕는 것도 체크인 시 프런트의 담당 업무입니다.
석식 제공 (18시~20시 전후)
조식과 마찬가지로 석식도 식음료팀이 담당합니다. 프런트에서 내려온 고객 요청 사항 지침에 따라 석식을 준비합니다. 호텔이나 리조트의 경우 메뉴에서 주문을 받아 음식을 제공하는 등 일반 레스토랑에서의 업무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료칸은 대부분 고객에 따라 석식 메뉴가 이미 정해져 있고 고객에 따라 요청사항이 상이해서 미리 준비할 게 많습니다. 가이세키 요리를 제공할 때는 요리 별로 재료와 산지, 먹는 법 등을 설명해야 하므로 외울 것이 많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석식이 끝나고 레스토랑을 정리하는 것도 식음료부의 몫입니다. 단체 손님의 연회 등이 늦게 끝날 때에는 그만큼 퇴근도 늦어집니다.
베드 메이킹 (Bed making)
료칸에만 해당하는 업무로, 객실 관리팀이 담당합니다. 료칸의 객실은 보통 일본 전통 다다미 방이 대부분이고 침대가 아닌 이부자리를 깔아 바닥에서 잠을 자는 방식입니다. 방의 이불은 항상 깔아두는 것이 아니라 잠을 잘 때만 사용하기 때문에, 대개 고객이 석식 또는 온천 등을 위해 방을 비우는 저녁시간 동안 담당자가 객실에 들어가 이부자리를 미리 깔아둡니다.
프런트 제외 업무 종료
석식 제공이 끝나고 고객이 객실로 돌아가면 일단 모든 업무는 일단락됩니다. 그러나 룸서비스나 모닝콜 요청, 긴급 사항 대처 등 언제 어디에서 고객의 요청 사항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프런트는 24시간 상주해야 합니다.
마무리
일본 호텔 업계에서의 업무 내용과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보았습니다. 어느 정도 감이 잡히셨나요? 일본 전국 각지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큰 국제 호텔부터 휴양에 적합한 리조트, 100년 이상의 전통을 이어온 료칸까지 다양한 형태의 숙박 시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앞서 말씀드린 내용이 절대적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으니, 이번 기사를 참고하여 잘 준비하셔서 원하는 일본 호텔 취업에 꼭 성공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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