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일본에 거주하게 될 때, 주소 등록 혹은 계좌 개설 등을 위하여 여러 가지 신청 서류를 작성해야 합니다. 이때 우체국이든 공공기관이든 비치되어 있는 볼펜은 모두 검은색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더 나아가서 인터넷으로 이력서 작성 방법을 검색하면 검정펜을 사용해야 한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일본 사람들이 검정펜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파란펜 혹은 다른 색깔의 볼펜을 사용하면 안 될까요?
가독성을 높이기 위하여 검정펜을 사용한다?
일본 사람들이 특히 검정펜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예 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글은 반드시 검은색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만년필 잉크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과거 만년필을 많이 사용했던 시대에 주로 검은색보다 한 톤 더 밝은 파란색 잉크를 사용했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신청서 양식은 모두 검은색으로 인쇄되어 있었고 사람들이 공란을 적을 때는 습관적으로 파란색으로 작성했지요. 하지만 파란색은 검은색보다 색감이 다소 연해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였습니다. 따라서 공공기관 혹은 조직 등에서는 모두 검정펜만을 사용하도록 정했다고 합니다.
그 후 파란색 잉크의 색감이 개선되고 볼펜도 새롭게 등장되었지만, 이미 검정펜을 사용하는 습관이 정착되어 검정펜을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파란펜을 사용하면 학습 효과가 증대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펜의 색깔도 다양해졌지만 일본 사람들은 여전히 습관적으로 검정펜을 사용합니다. 최근에 들어서 파란펜이 학생들 필통 내의 필수품으로 등장하면서 검정펜만을 사용하던 일본 사람들도 조금씩 영향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파란펜이 학생들의 많은 인기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교과서 인쇄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교과서 내의 텍스트는 대부분 검은색이며, 내용이 어려울수록 텍스트가 많아집니다. 이 경우 검정펜으로 메모를 하면 온통 검은색이어서 한눈으로 포인트를 찾기 어려울뿐더러 가독성도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빨간펜을 사용하면 눈의 피로감이 증가될 수 있어 학생들은 파란색을 많이 선호하는 편입니다. 색채학의 분석에 따르면 파란색은 검은색보다 집중력을 높여주고 기억력 증진, 진정 효과가 있어 학생들이 필기하거나 학습을 응용하기에 적합합니다.
파란펜으로 필기를 하던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한 후 파란펜 사용을 잘 쓰지 않는 것을 보면 잘 이해가 안 된다고 합니다.
사용 인구 비율이 8 대 2 – 쉽게 변하지 않는 습관
신세대 및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으로 파란펜을 사용하는 습관의 영향을 받아 현재 일본의 공공기관의 서류에도 “검정펜 혹은 파란펜으로 작성하세요”라고 표시를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력서마저 파란색 혹은 다른 색깔로 작성하는 것을 추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가수 오오츠카 아이(大塚愛)가 과거 음반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할 때 서류를 빨간펜으로 작성한 덕분에 이미 쓰레기통에 들어간 이력서가 다시 빛을 봤다고 합니다.
한편 일부 회사에서는 서류 작성 시 그래도 검정펜을 사용해야 한다고 고수하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검정펜과 파란펜을 사용하는 인구 비율은 약 8 대 2로 대부분은 검정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서류 작성 시 습관적으로 파란펜을 사용하려면 아직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일본에서 신청 서류 작성 시, 특별한 요구 사항 없을 경우 파란펜 혹은 검정펜으로 작성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조금 불안하다면 그냥 검정펜으로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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