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와 친해지기! 일본인 생활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연중행사에 대해 배워봅시다!

일본인이 예로부터 중요하게 여겨온 계절별 연중행사. 마트 안의 장식이나 상품에도 연중행사와 관련된 것이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일본의 연중행사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연중행사란

태양과 달의 움직임이 만들어 낸 기온과 자연의 변화를 통해 계절을 느끼는 일본 사람들. 그들은 계절을 세세하게 나눠 계절 별 다양한 행사를 만들어 왔는데요. 그렇게 생활 속에 뿌리내린 ‘연중행사’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1월부터 3월

· 오쇼가츠(お正月, 정월)
1월 1일(신정)은 ‘도시가미사마(年神様)’라는 새해의 신이 각 가정에 찾아오는 날입니다. 도시가미사마를 맞이하며 한 해의 오곡 풍양(五穀豊穣, 곡물이 풍년이 들어 잘 여무는 것)과 가내 안전(家内安全, 가족 구성원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 등을 기원합니다.

참고로, 새해 장식인 카도마츠(門松)나 시메카자리(しめ飾り)는 도시가미사마를 마중하기 위한 것입니다. 가가미모치(鏡餅)는 둥근 모양의 평평한 떡을 2단이나 3단으로 쌓은 것으로, 도시가미사마가 묵는 장소입니다. 7일까지(지역에 따라 15일까지)는 마츠노우치(松の内)라고 하여 새해 장식을 하거나 인사를 나눕니다. 그리고 1월 11일(지역에 따라 다름)이 되면 가가미비라키(鏡開き)라고 하여, 장식했던 가가미모치를 나눠 먹습니다. 도시가미사마가 묵었던 가가미모치를 먹으면서 신의 기운을 받고 1년 동안 건강하게 지낼 수 있기를 기원하는 것입니다.

가가미모치
사진 출처: PIXTA

· 세츠분(節分, 절분)
2월 3일에 행해지는 세츠분. 일본은 약 150년 전에 태음태양력(달의 차고 기욺을 기준으로 한 달을 정하는 역법)에서 태양력으로 변경되었지만, 변경 전까지 설날은 2월 4일이었습니다. 즉, 2월 3일은 섣달그믐이었던 것이지요. 계절의 경계에는 나쁜 기운이 들어오기 쉽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세츠분에는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마메마키(豆まき)를 합니다. 도깨비 역할을 하는 사람이 현관에 들어서면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은 “오니와 소토 후쿠와 우치(鬼は外! 福は内!, 귀신은 나가고 복은 들어와라)”라고 외치며 도깨비를 향해 콩을 던지는 방식입니다. 도깨비가 황급히 도망가면 자신의 나이만큼 콩을 먹으며 1년의 행운을 기원하는 행사입니다.

세츠분 행사
사진 출처: PIXTA

지역에 따라서는 도깨비가 싫어한다는 정어리 머리를 산 채로 구골나무 가지에 꽂아 현관에 세워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콩만큼이나 세츠분 시기에 슈퍼 등에서 많이 판매되는 것이 바로 ‘에호마키(恵方巻. 김에 속재료를 넣고 만 음식)’입니다. 김밥처럼 생긴 에호마키는 각 해의 행운이 들어오는 방향을 바라보고 자르지 않은 채로 먹어야 하며, 말을 하면서 먹으면 복이 달아난다고 전해집니다.

에호마키
사진 출처: PIXTA

· 히나마츠리(雛祭り)
3월 3일 히나마츠리는 여자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행복을 기원하는 행사입니다. 여자아이가 탄생한 가정에서는 2월 4일쯤부터 2월 말 정도까지 히나닌교(雛人形)라는 인형을 장식하고, 히나마츠리가 끝나면 서둘러 치웁니다. 히나마츠리 당일에는 마름모꼴을 한 3색 떡 ‘히시모치(菱餅)’나 쌀로 만든 과자인 ‘히나아라레(雛あられ)’, 대합을 넣은 국, 치라시스시(ちらし寿司. 식초를 가미한 밥에 해산물 등을 곁들인 요리) 등을 먹습니다.

히나마츠리 장식
사진 출처: PIXTA

4월부터 6월

· 하나마츠리(花祭り, 석가탄신일)
하나마츠리란 4월 8일에 불교 창시자인 석가모니의 탄생을 축하하는 불교 행사입니다. 이날 절 경내에는 여러 꽃을 꽂아 장식한 하나미도(花御堂)라는 작은 불당이 놓입니다. 불당 안의 ‘간부쓰오케(灌仏桶)’라고 불리는 수반을 감차(단 맛이 나는 차)로 가득 채우고, 그 중앙에는 막 태어난 석가모니를 표현한 ‘탄생불(誕生仏, 태어났을 때 오른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왼손으로 땅을 가리키고 있는 석가의 모습을 나타낸 불상)’을 안치합니다.

석가모니가 태어나기 전, 머리 아홉 달린 용이 하늘에서 나타나 석가모니의 머리에 감로비(하늘의 축복을 의미하는 비)를 쏟아부었다는 전설에 따라, 참배자들은 탄생불에게 감차를 부으며 축복을 기원합니다.

하나마츠리
사진 출처: PIXTA

·단고노셋쿠(端午の節句, 단오절)
5월 5일에 남자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행복을 기원하는 행사로, 무사 인형이나 가부토, 코이노보리(잉어 장식)를 장식합니다. 가부토와 무사 인형이 입고 있는 갑옷은 몸을 보호해 준다는 점에서 어린이를 사고나 병으로부터 지켜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잉어는 연못이나 늪에서도 살아남는 생명력이 강한 물고기이므로, 이것 역시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기원하는 의미에서 장식합니다. 4월 상순경에 장식을 시작하는 가부토, 코이노보리는 단오절이 끝나면 가능한 한 빨리 정리합니다.

또, 단오절에는 관동에서는 가시와모치(柏餅)를, 관서에서는 하치마키(はちまき, 대나무 잎으로 싼 달달한 경단)를 주로 먹습니다. 그리고 창포잎을 띄운 창포탕에 들어가 목욕을 하는데, 이는 창포의 강한 향이 나쁜 기운을 물리쳐준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단오절이 가까워지면 슈퍼에서는 창포잎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본 단오절
사진 출처: PIXTA

· 코로모가에(衣替え)
관공서나 학교 등에서는 매해 6월 1일과 10월 1일, 연 2회에 걸쳐 ‘코로모가에(衣替え)’를 실시합니다. ‘코로모가에’란 계절에 따라 동복에서 하복으로, 또는 하복에서 동복으로 갈아입는 날로, 이는 본래 중국 궁궐에서 행해지던 풍습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음력 이 날에 옷을 갈아입으면 운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7월부터 9월

· 타나바타(七夕, 칠석)
7월 7일 밤은 소원을 적은 형형색색의 단자쿠(短冊, 길고 가느다란 종이)와 장식을 대나무 잎에 매달고, 별에 기도를 올리는 타나바타입니다. 한국의 칠석에 해당하는 타나바타는 흔히 알려진 바와 같이 은하수를 사이에 둔 견우와 직녀가 1년에 단 한 번, 은하수를 건너 만나는 날입니다.

타나바타 장식
사진 출처: PIXTA

· 도요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 복날)
도요(土用)란 춘하추동의 계절 변화 시기를 말하며, 우시노히(丑の日)라 함은 십이지일 중 ‘소(丑)’에 해당하는 날을 말합니다. 도요는 1년에 4번 있는데, 여름 도요노우시노히에는 무더위를 물리치기 위해 장어를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지금으로부터 300년 전쯤 학자 히라가 겐나이(平賀源内)가 장어 음식점을 하는 지인을 위해 ‘오늘은 도요노우시노히입니다’라고 쓴 벽보를 가게 앞에 붙이자 가게가 번성했다는 데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장어 덮밥
사진출처: PIXTA

· 오봉(お盆)
일본에는 1년 중 오봉과 신정 기간에 휴무를 갖는 회사와 상점이 많습니다. 해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8월 13일부터 16일 정도까지가 오봉 연휴입니다. 이 시기에는 성묘를 지내거나 본가에 내려가는 등, 귀성하는 사람이 많아서 비행기 및 신칸센, 고속도로가 매우 붐빕니다.

성묘
사진출처: PIXTA

· 오츠키미(お月見, 달맞이)
매해 날짜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오츠키미는 9월 중순~10월 초 경의 ‘십오야(十五夜)’에 억새풀이나 경단을 바치며 달을 바라보는 풍습입니다. 억새풀에는 액막이와 풍작을 기원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오츠키미
사진 출처: PIXTA

10월부터 12월

· 칸나즈키(神無月, 신무월)
칸나즈키란 음력 10월을 일컫는 말입니다. 10월이 되면 일본 전국의 신이 돗토리현에 있는 이즈모 타이샤로 회의를 하러 외출한다고 전해지는데, 전국 신사의 신이 자리를 비운다는 점에서 글자 그대로 신(神)이 없는(無) 달(月)로 불립니다.
참고로, 이 회의의 의제는 인간의 운명과 인연입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이즈모 타이샤는 인연을 맺어주는 곳으로 많은 방문객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 시치고산(七五三)
시치고산은 11월 15일 전후에 아이들의 장수와 건강을 기원하며 신사를 방문해 참배하는 행사입니다. 여자아이는 3살과 7살, 남자아이는 5살에 참배를 합니다. 시치고산에는 참배한 신사로부터 치토세아메(千歳飴)라는 길고 가느다란 엿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엿처럼 길고 끈기 있게 천 년(치토세아메의 千歳라는 글자가 천 살을 뜻함)과 같은 긴 세월을 튼튼하게 살아가길 바란다는 염원이 담겨있습니다.

시치고산
사진 출처: PIXTA

· 도리노이치(酉の市)
도리노이치는 11월 유일(酉の日, 닭의 날) 유시(오후 5시~7시) 경부터 열리는 노점시장을 일컫습니다. 음력으로는 연, 일, 시간을 십이간지(열두 마리의 동물)로 표시하는데, 유일은 12일에 한 번 오기 때문에 첫 번째 유일을 이치노토리(一の酉), 두 번째는 니노토리(二の酉)라고 부릅니다. 이 날은 관동 지역의 절과 신사를 중심으로, 갈퀴나 마네키네코(복을 불러다 준다는 고양이 상) 등의 행운을 상징하는 물건이 무척 많이 팔립니다.

도리노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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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오미소카(大晦日, 섣달그믐날), 조야노카네(除夜の鐘, 제야의 종)
‘오오미소카’는 12월 31일을 말합니다. 이날에는 집 전체를 대청소하거나 새해맞이 준비를 하며 보냅니다. 또한, 오오미소카에는 사찰 등에서 밤 11시쯤부터 다음날(신정) 새벽 1시쯤에 걸쳐 ‘조야노카네(제야의 종)’라는 타종 행사가 열립니다.

제야의 종
画像素材:PIXTA

일본에서 생활하다 보면 한 번쯤은 일본의 연중행사를 경험하거나, 상점이나 슈퍼에서 관련 상품을 볼 수 있을 것 입니다. 장식으로 집을 꾸며보거나 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등, 일본의 연중행사를 꼭 한 번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기사 내의 정보는 공개 시점의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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