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를 사랑하는 일본에서도 최근 디지털화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넷플릭스와 같은 월 정액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SVOD, 動画配信サービス)인데요. 이번에는 일본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각 플랫폼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를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전 세계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일본에서도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집에만 머물게 되었습니다. 이렇다 할 오락거리 없이 반강제적으로 집에 머무르게 된 사람들은 그나마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어떻게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야만 했는데, 이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된 곳이 바로 월 정액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시장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의 월 정액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의 현황과 현재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인 SVOD 플랫폼을 소개하고, 어떤 콘텐츠가 사랑받고 있는지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일본의 SVOD 시장은 어떤 상황일까요?
SVOD 서비스란 기존의 VOD(Video On Demand), 즉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에 ‘구독(Subscription)’ 또는 ‘스트리밍(Streaming)’의 개념이 추가된 것입니다. 매월 구독하는 방식 또는 스트리밍 형태로 자신이 원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의미지요. 대표적인 SVOD 회사에는 앞서 언급한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이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DVD 렌털 시장이 상위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동네 대여점에서 렌털해서 시청하는 스타일이 주류였는데, 현재까지도 일본의 많은 동네에는 ‘츠타야(TSUTAYA)’같은 대여점이 있고, DVD나 만화책을 빌리는 사용자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일본의 중년 세대는 지상파나 케이블방송에서 본 드라마 중 마음에 드는 작품을 츠타야같은 DVD 대여점에서 빌려서 몇 번이고 다시 보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 해외의 월 정액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SVOD)가 일본에도 많이 진출하면서, 일본 사람들도 서서히 SVOD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대여점이 많이 줄고, 렌털 업계 1위를 자랑하는 츠타야마저 ‘서점’이나 ‘가전’으로 업종을 바꾸고 있습니다. 한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다이칸야마의 ‘츠타야 서점’이 그 예로 볼 수 있지요.
이런 배경과 더불어, 4월 7일 발령된 긴급사태로 선포로 인해 일본 내 SVOD 시장의 성장세는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그렇다면 코로나 바이러스 펜데믹이 장기화된 현재, 일본에서는 어떤 플랫폼이 인기가 있고, 또 어떤 콘텐츠가 사랑받고 있을까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한국의 지마켓이나 쿠팡처럼 일본의 인터넷 쇼핑몰은 아마존 재팬이 이용자 수가 가장 많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아마존 유료 회원(프라임 회원)이라면 추가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입니다. 즉,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따로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 됨으로써 회원 혜택의 하나로 ‘영상 콘텐츠도’ 감상할 수 있는 것이지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일본 SVOD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이런 편리함으로 인해 많은 이용자가 생겨났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는 현재 일본 코미디 ‘마쓰모토 히토시의 ‘도큐멘탈(ドキュメンタル)’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초대장을 받은 개그맨 10명이 각각 100만엔씩 내놓고, 한 방에서 6시간 동안 서로 웃음 참기를 하여 최종적으로 끝까지 남은 사람이 상금 천만엔을 가져간다는 내용입니다. 지상파에서는 볼 수 없는 원초적인 개그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개그까지 세상 모든 웃음 코드의 집합소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일본 사람들은 코로나로 인해 우울해진 마음을 잠시나마 이 프로그램을 통해 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외에도 인기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이나 ‘겨울 왕국’, ‘스타워즈 시리즈’까지 일본 국내 외를 불문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가 있습니다.
다만, 모든 콘텐츠가 무료는 아니며 일부는 대여나 구매를 통해 감상해야 합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는 현재 무료 콘텐츠보다 유료 콘텐츠 수가 더 많고, 최신 작품도 대부분 유료로 제공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마존 상품의 무료배송, 음악 무료 감상 등, ‘아마존 프라임 회원’으로써의 혜택을 생각한다면 가성비적인 면에서는 가장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 명칭 |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
| 요금 | <월 정액> 일반 500엔 학생 250엔 (대학생·전문대생) <연간 플랜> 일반 4,900엔 학생 2,450엔 (대학생·전문대생) * 모든 요금은 세금 포함 금액입니다. |
| 콘텐츠 수 | 비공개 |
| 무료 체험 여부 | 30일간 무료 체험 가능 |
| 다운로드 기능 | ○ |
| 자막 제공 | 외국어 콘텐츠의 일본어 자막만 제공 |
| 기타 | *무료 체험 가능 여부는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사이트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
넷플릭스
전 세계 1억명이 넘는 구독자 수를 자랑하는 넷플릭스는 일본에서도 역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과는 달리 대여나 구매, 무료 시청의 구별이 없고 회원이라면 어떤 콘텐츠든 무료로 감상 가능합니다. 작품 중 일부는 영화관이나 타 사이트에서 공개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넷플릭스 독점 공개가 많으며, 자체 제작 콘텐츠도 다양해서 다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갈아타기 어렵게 하는 마성을 지닌 사이트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장기화와 함께 넷플릭스 구독자도 급증한 가운데, 현재 일본 넷플릭스에서는 ‘이태원 클래스’,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의 한국 드라마가 매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평소 한국 드라마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도 최근 들어서 한드를 보기 시작했다고 하니, 우리 입장에서는 일본에서의 한류 열풍을 넷플릭스가 도와주게 된 셈이지요. 특히 ‘사랑의 불시착’은 2020년 유행어·신조어 톱10에 선정되었을 만큼 지난 한 해 일본에서 초유의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그 외에도 앞서 언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이나, 해체를 앞두고 올해 마지막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아라시에 대한 다큐멘터리 ‘ARASHI’s Diary-Voyage’도 일본 넷플릭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화질과 동시 시청이 가능한 디바이스 수에 따라 요금제가 구분되어 있고, 장기계약이나 추가 요금은 따로 없어서 계약과 해지 과정이 매우 편리합니다. 무엇보다도 넷플릭스는 대부분의 콘텐츠가 외국어 자막을 제공하기 때문에(일부 제외), 일본인 뿐만 아니라 일본에 거주하는 많은 외국인들에게 폭넓은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 명칭 | 넷플릭스 |
| 요금 | 베이직: 880엔/월 (SD 화질지원 ·디바이스 1대 사용) 스탠다드: 1320엔/월 (HD 화질 지원·디바이스 2대 사용) 프리미엄: 1980엔/월 (4K 화질 지원· 디바이스 4대 사용) *모든 요금은 세금 포함 금액입니다. |
| 콘텐츠 수 | 비공개 |
| 무료 체험 | 한달간 무료 체험 가능 |
| 다운로드 기능 | ○ |
| 자막 제공 | 외국어(영어/한국어)자막 제공 (일부 제외) |
| 기타 | *무료 체험 가능 여부는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사이트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
HULU(훌루)
훌루는 본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본거지를 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로, 일본에서는 2011년에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그러나 2014년에 일본의 지상파 니혼테레비 산하의 HJ 홀딩스 주식회사가 사업을 100% 승계했기 때문에, 미국 발 회사지만 일본 국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미국과 크게 다르다고 합니다. 니혼테레비뿐만 아니라, TBS, NHK, 후지테레비 등, 일본 주요 방송국에서 방영하는 인기 프로그램이 주요 콘텐츠로, 본방 사수를 못했더라도 나중에 훌루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일본 이용자들의 흥미를 끌어냈습니다. 제공 콘텐츠의 편수는 7만편 이상이며 드라마 콘텐츠가 주를 이루지만 애니메이션 라인업도 꽤 풍부합니다.
훌루에서는 JYP엔터테인먼트와 소니뮤직 합작의 걸그룹 양성 프로젝트 ‘Nizi 프로젝트’가 지난해 크게 흥행했습니다. K-POP은 일본에서도 높은 퀄리티로 인정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많은 젊은 일본 여성들이 한국에서 아이돌로 데뷔하고 싶어 하는데, 이 콘텐츠는 당연히도 이러한 젊은 여성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게 된 것입니다. ‘Nizi 프로젝트’는 프로그램이 끝난 지금까지도 월간 톱 3에 오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훌루는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걸그룹 니쥬(NiziU)와 관련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연달아 내놓았는데, 현재는 ‘위 니쥬~ 위 니드 유'(We NiziU!~We need U!~)라는 새로운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훌루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니쥬관련 콘텐츠 외에도 훌루에서는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이나 ‘귀멸의 칼날’ 등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인기가 있으며, ‘워킹데드’ 등의 해외 드라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훌루는 2017년 5월 리뉴얼을 실시하여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앱과 웹용, TV, 게임기용 등 디바이스 별로 최적화된 디자인으로 탈바꿈되었습니다. 하나의 계정으로 여러 디바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각각의 기기에서 앱 또는 웹 사이트에 로그인할 수는 있지만 동시 시청은 불가능하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명칭 | HULU(훌루) |
| 요금 | 1,026엔/월(세금 포함) |
| 콘텐츠 수 | 7만편 이상 무제한 감상 |
| 무료 체험 | 2주간 무료 체험 가능 |
| 다운로드 기능 | ○ |
| 자막 제공 | 영어 자막 제공 (일부 콘텐츠에 한함) |
| 기타 | *무료 체험 가능 여부는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사이트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
U-NEXT
U-NEXT는 일본에서 출범한 일본 국산 SVOD 회사입니다.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모든 콘텐츠가 무료는 아니고, 일부 작품은 대여 서비스로 제공합니다. 하지만 무료로 제공되는 작품 수만 해도 무려 21만편 이상으로, 앞서 소개한 사이트들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콘텐츠 수를 자랑합니다. 또한, 32만권 이상의 만화나 80권 이상의 잡지 등의 서적까지 읽을 수 있는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어떤 플랫폼을 이용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SVOD 입문자들에게는 U-NEXT를 추천합니다.
콘텐츠 수로 따졌을 때 톱클래스라는 명성에 걸맞게 U-NEXT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은 물론 한국 드라마, 라이브, 예능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현재 U-NEXT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주술회전, 진격의 거인, 하이큐 등이 종합 랭킹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흥미롭게도 인기 차트에서 ‘태양의 후예’, ‘김비서가 왜 그럴까?’, ‘부산행’ 등의 반가운 한국 콘텐츠도 쉽게 볼 수 있는 등, 일본에서의 한류 열풍도 실감할 수 있습니다.
U-NEXT의 월 이용 요금은 비교적 비싼 편이지만, 매월 지급받는 1,200포인트(1,200엔 분)를 사용하여 신작 영화를 대여해서 시청할 수 있으니, 실질적으로는 무료로 신작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한 번 등록하면 총 4개의 계정까지 생성할 수 있고, 동시 시청도 가능하므로 가족, 친구들과 아이디를 공유해도 마음 놓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U-NEXT 역시 무료 콘텐츠뿐 아니라 대여작도 일부 작품에 한하여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운로드하여 관람할 수 있습니다.
| 명칭 | U-NEXT |
| 요금 | 2,189엔/월(세금 포함) |
| 콘텐츠 수 | 21만편 이상 무제한 감상 |
| 무료 체험 | 31일간 무료 체험 가능 *회원 등록 시 600포인트(600엔 분) 지급 |
| 다운로드 기능 | ○ |
| 자막 제공 | 외국어 콘텐츠의 일본어 자막만 제공 |
| 기타 | *무료 체험 가능 여부는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사이트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
마무리하며
월 정액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는 콘텐츠 선택의 폭이 매우 넓고, 한국이나 미국 등 해외 콘텐츠를 현지 방송 시기와 큰 차이 없이 거의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재택근무와 자가격리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일본에서 생활하고 계신 여러분은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계시나요? 일본에서 아직 SVOD 서비스를 이용해 보신 적이 없으시다면 이번 기회에 일단 마음에 드는 플랫폼에서 무료 체험부터 시작해 보세요! 이번 기사가 여러분의 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사 내의 정보는 공개 시점의 정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