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든지 살다 보면 모든 것이 익숙해지고 편해집니다. 하지만, 일본 생활 8년 차가 된 지금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한국과 비교해서 일본이 불편한 점에 대해서 소개합니다.
수시로 지연과 사고가 발생? 일본의 전철
예전에 중요한 면접을 보러 집을 나섰다가 면접을 망친 적이 있습니다. 서둘러 전철을 타러 갔는데 인신사고(人身事故: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여 전철이 크게 지연되었던 것입니다. 결국 면접 시간에 늦었고 허둥지둥 대다가 면접을 망치고 말았습니다.
도쿄의 전철은 세계 제일의 이용객을 자랑할 정도로 노선이 방대하고 복잡한데요. 그렇다고 해도 일본 전철의 지연과 사고는 심각한 수준이라서 일본인들도 불안해하며 신뢰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전 역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한국의 전철과 달리 일본은 아직 그렇지 못해서, 전철 플랫폼이 무방비 상태인 곳이 많습니다. 그 결과, 삶을 비관한 사람들이 하필이면 아침 러시아워 시간에 전철에 몸을 던져 전철이 멈추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그 밖에도 지진, 작은 작동 오류나 응급환자 발생, 손님 간 트러블 등으로 지연이 발생하는 일이 잦아서 출근하는 회사원이 회사에 지각 보고 메일을 보내거나 우회하여 다른 노선을 이용 시 줄지어 역무원에게 확인증을 받아 가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저도 면접에 지각하고 공항 가는 길에 비행기를 못 탈뻔한 적이 있어서 요즘에는 더 여유 있게 집을 나서고 있습니다.
정시에 칼같이 운행해서 정확하고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는 일본의 전철. 하지만, 예기치 못한 지연과 사고로 낭패를 당할 수 있으니 좀 더 여유 있게 시간을 체크하고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행정처리가 너무 느리다
아마도 행정처리의 스피드로 보자면 한국은 톱클래스가 아닐까요? 동남아 등 다른 나라는 더하다고 들었습니다만, 일본의 행정처리는 한국에 비하면 많이 느린 편입니다.
해외에서 송금 받아야 하는 것이 있어서 급하게 주민표(한국의 주민등록등본)가 필요했던 저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구약소(한국의 동사무소)로 향했습니다. 마침 그 전달에 한국에서 주민등록등본을 5분도 안 걸려서 뗐기 때문에 저는 금방 발급될 것으로 생각하고 창구로 갔습니다. 하지만… 친절한 직원의 안내에 따라 먼저 대기표를 받고 대기→순번이 되자 주민표 교부 신청서를 작성→제출→다시 대기→발급. 아침 일찍 갔는데도 불구하고 주민표 한 장 받는데 30분 가까이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일본 거주 한국인이 가장 불편을 느끼는 부분은 입국 관리국의 행정처리입니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많은 업종에서 인력이 외국인으로 대체되고 있는 일본이지만, 입국 관리국의 행정처리는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느려서 비자 신청에 보통 반나절, 3-4주 후, 비자가 발급되어 다시 수령하는데 혼잡 상황에 따라서 3-4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끈 일본 정부의 천 마스크(일명 아베노마스크)도 중요한 시기에 송부가 늦거나, 마이넘버카드 보급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지만, 신청과 수령에 1-2달이 소요되고 있는 점도 일본의 신속하지 못한 행정처리를 보여주는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와이파이 존이 부족
한국이 아이티 강국이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외국에 나와보면 한국이 정말 편했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료 와이파이 인프라입니다. 한국은 전철은 물론 버스, 버스 정류장 등에도 무료 와이파이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가끔 한국에 갈 때는 굳이 포켓 와이파이를 빌리지 않아도 인터넷을 쓸 수가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통신 회사(docomo, Softbank 등)가 제공하는 무료 와이파이존이 주요 역이나 상업 시설에 있지만, 해당 통신 회사의 가입자가 아니면 과금을 해야 하는 등,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신주쿠나 이케부쿠로 등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대형 역 주변에 구에서 제공하는 와이파이존이 있지만, 전파가 약하거나 잘 안 잡히는 등,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쿄의 경우 올림픽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무료 와이파이존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일본의 통신 회사들이 무료 와이파이 제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 않아서 전국적인 확대는 더딜 것으로 생각됩니다.
숟가락이 없다!
가게에 가면 기본적으로 숟가락이 없는 것도 꽤 불편한 부분입니다. 일본은 젓가락 문화로, 낫토도 국물도 밥알도 기본적으로 젓가락을 능숙히 사용하여 먹습니다.
숟가락으로 호쾌하게 먹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에게 일본의 젓가락 문화는 대단히 불편한데요. 일본 생활 8년 차가 된 저는 지금도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꼭 숟가락을 가게에 부탁합니다.
일본의 경우 숟가락은 어린이가 밥을 먹을 때 사용한다는 인식이 있고, 카레나 볶음밥 등 일부 외국에서 들어온 음식에 숟가락을 쓰는 정도입니다. 일본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는 주저하지 말고 점원에게 숟가락을 부탁하세요.
뒤떨어진 캐시리스화
현재 캐시리스(비현금결제)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각국에서는 캐시리스 정책을 강화하고 있고, 서비스도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일찍이 신용카드가 주요 결제방법으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페이 등의 간편 결제도 보급되었죠. 일본은 전통적으로 현금을 고집하며 신용카드 사용률도 높지 않습니다. 최근 Paypay나 라인 페이 등, 대기업이 공격적이고 대대적인 투자와 프로모션으로 간편 결제 서비스를 크게 보급시켰고, 코로나 확산으로 비대면 간편 결제가 주목받으면서 일본도 캐시리스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현금 결제만 가능한 가게가 많이 있어서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어떠셨나요? 이번 기사를 참고해서 일본에서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기사도 기대해 주세요!
◆아래 기사도 참고해보세요.
일본 현지 거주자의 리얼한 정보 ‘일본 한국인 모임’
‘일본에서 한국 전자제품이 고장났을 때? 수리방법, 대처법’↓
https://korean.co.jp/life_info/60
기사 내의 정보는 공개 시점의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