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늘어남에 따라 일본 국내에서 임신 및 출산을 맞이하는 가정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일본에서 아기를 출산하는데 총 50만 엔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이는 처음으로 해외에서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에게 있어서 적지 않은 금액이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에는 일본 정부에서 임산부를 위한 복지 제도 및 임신 전후의 각종 정책에 대해 소개 드리겠습니다.
여행 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들도 일본 사람과 동일하게 받을 수 있는 복지 제도
일본에서 출산한 신생아의 국적은 ‘혈통주의’
미국, 캐나다 등 ‘출생지주의’ 국가와 달리, 일본에서 출생한 신생아의 부모가 모두 외국인일 경우, 신생아는 원칙적으로 부모와 동일한 국적을 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어린이가 일본에 체류할 경우, 부모 비자에 따른 ‘가족 체제’ 비자를 취득하게 됩니다.
일본 국내에서 출산하지 않아도 출산 보조금 수령 가능
일본에서는 제왕절개도 수술의 일종으로 간주하여 의료 보험(개인 30% 부담)이 적용되지만, 자연분만일 경우 의료 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 혹은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국적 혹은 수입과 관계없이 모든 산모는 단태아 42만 엔, 다태아 84만 엔의 ‘출산 육아 일시금(出産育児一時金)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아이를 출산 시, 평균 50만 엔 정도 소요됩니다. 특히 도쿄도에서는 평균 60만 엔 정도 소요되며, 출산 플랜에 따라 100 ~ 200만 엔 정도 소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돗토리현은 평균 40만 엔이며, 예산을 줄이면 개인 부담금 없이 출산할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에서 지원하는 출산 육아 일시금 외에,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세금을 많이 납부하는 곳으로 유명한 도쿄도 미나토구에서는 단태아일 경우, 최대 18만 엔의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그 외 일본 장기 체류 비자를 소지하고 있는 외국인이 본국 혹은 다른 국가에서 출산할 경우에도 42만 엔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본 국내에서 출산할 때와 비교하면 사후 신청이 다소 번거로울 수 있지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면 외국에서의 출산 및 산후조리원 비용까지 커버할 수 있습니다.
위킹맘을 위한 수당 및 보조금
일본 취업비자(경영관리 비자 미포함)를 소지하고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한 예비맘이라면 유급 출산 휴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유급 출산 휴가 기간은 출산 전 6주부터 출산 후 8주까지이므로, 매달 급여의 3분의 2 정도되는 보조금을 받게 됩니다. 물론 출산 휴가 중에 건강보험, 연금, 고용보험 납부 면제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추가로 1세 미만 자녀를 양육하기 위하여 육아 휴직을 선택한 부모는 별도로 육아 수당(育児休業給付金)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출산 휴가 및 육아 휴직 시, 보조금 모의 계산 사이트:https://www.office-r1.jp/childcare/
15세까지 수령할 수 있는 아동 수당
어린이의 출생지와 관계없이 일본 국내에 합법 체류 중인 어린이라면 모두 어린이 수당(4개월에 한번 지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0~3세 어린이는 매달 15,000엔, 3세~초등학교 졸업까지 매달 10,000엔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단, 어린이를 2명 이상 출산할 경우, 셋째 아이부터는 매달 15,000엔 수령하게 됩니다. 하지만 고소득층은 매달 5,000엔 기준으로 지급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고소득층 혹은 희귀 질환이 아닌 이상, 15세 미만의 어린이의 의료비는 모두 정부에서 부담하고 있습니다.
임신 후에 해야 할 일들
① 산부인과 병원 선택
일본에서 임신 및 출산을 진료할 수 있는 병원:
・대학병원의 산부인과
・종합병원의 산부인과
・산부인과 병원
・조산원
임신 사실이 확인되면 우선 병원에 가서 임신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하며, 이와 동시에 출산할 병원도 미리 고민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도쿄의 고산케(御三家)*는 예약하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합니다.
일본은 병원마다 무통분만(약 15만 엔 정도 소요)이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전에 꼭 확인하셔야 하며, 가족 동반 입원, 모자 동실 가능 여부, 1인실 이용 가능 여부, 비용 등 꼼꼼히 체크해야 할 항목이 많습니다.
*고산케(御三家:미나토구 미나미아자부에 위치한 애육병원(愛育病院), 미나토구 아카사카에 위치한 산노병원(山王病院), 주오구 긴자에 위치한 세이루카국제병원(聖路加国際病院)을 가리키며, 정치인, 연예인 등 유명인사뿐만 아니라 일본 황실 멤버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② 모자 건강수첩 수령
구청을 방문하여 임신 신고를 하면 모자 건강 수첩(母子健康手帳) 및 임신건강 진단보조권(妊娠健康診査補助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임신 정기 검진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 외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보조권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임신건강 진단보조권은 총 14장 발부되며 각 구청마다 보조권의 금액이 다를뿐더러 일부 검사 항목은 본인 부담이기 때문에 전부 무료인 것은 아닙니다. 특히 보조권은 소재 관할구 내의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자 건강 수첩은 다국어 버전이 완비되어 있으며, 아직 일본어가 능숙하지 않다면 구청에 외국어 번역 서포트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③ 출산 육아 일시금 신청
출산 육아 일시금(出産育児一時金)은 총 42만엔으로 출산한 병원에서 직접 신청할 수 있습니다. 퇴원 정산 시, 병원에서는 출산 육아 일시금에서 출산비용을 직접 차감한 후, 남은 금액을 산모에게반환해 줍니다.
④ 정기 검진
출산 예정일이 임박하면서 검사 횟수도 한 달에 한 번에서 매주 한 번씩 진행하게 됩니다. 따라서 집과 가까운 거리에 있거나 교통이 편한 곳에 있는 산부인과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본의 일부 산부인과에서는 외국인 임산부와의 의사소통이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외국인 임산부의 검사 접수를 거절하는 곳도 있습니다. 또는 해당 병원에서 출산 계획을 가진 임산부의 검사만 접수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본국으로 귀국하여 출산하실 계획이시라면 산부인과를 방문하시기 전에 미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⑤ 입원 출산
산부인과에서 안내해 준 내용대로 입원 물품을 준비하시고, 출산 예정일이 다가오면 입원하시면 됩니다.
일본에서는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하면 ‘임산부 전용 택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병원까지의 최단 거리를 계산할 수 있으며 출산 예정일이 임박하면 전용 택시를 호출해서 병원으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24시간 지원하며 비용은 일반 택시와 동일할뿐더러 차 내에는 임산부용 긴급 용품도 있어 자가용이 없는 가정이라면 꼭 필요한 서비스입니다.
특이사항이 없을 경우 자연분만은 총 5일 정도 입원해야 하며, 제왕절개는 9일 정도 입원해야 합니다. 입원 기간 동안의 식사는 주로 건강식으로 제공되며 병원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산모가 기피해야 하는 음식은 다소 적은 편입니다. 일부 병원에서는 티타임도 있다고 합니다.
⑥ 출생 신고 및 아동 의료 보험증 수령
출생 14일 이내에 소재지의 구청에 ‘출생신고서‘를 제출하고 아동 의료증(영유아 의료증, 어린이 의료증)을 수령해야 합니다. 아동 의료증을 받은 후에 아동 수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어린이의 건강보험은 부모의 보험에 따르며 국민건강보험이라면 구청에서 신청하고 사회보험이라면 출생 후 한 달 이내에 회사에 신청하시면 됩니다.
⑦ 출입국 관리국/대한민국 영사관 방문
출생 30일 이내에 출입국 관리국을 방문하여 어린이의 비자를 신청해야 하며, 그다음으로 대한민국 영사관을 방문하여 국적 및 여권을 신청해야 합니다. 여권을 발급받은 후 한국에서 출생 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본국으로 돌아가서 출생 신고를 할 경우, 상대적으로 절차가 번거로운 편입니다.
이상으로 일본에서의 출산 관련하여 대략적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일본은 산후조리하는 습관이 없어 산모의 회복 상태, 신생아 케어 방법 등에 대해 많이 불안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일본의 구청에서는 무료로 매달 육아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임신 중이시거나 출산 후에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생아 방문 케어, 건강 검사 등 어린이 지원 센터 혹은 보건 센터 등 공적 기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육아에 대한 고민을 다소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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