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회사에서 근무할 예정이라면, 미리 알아두어야 일본 기업만의 까다로운 관습이 많이 있습니다. 일본 사회는 개인플레이보다 팀워크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기업 문화와 매너를 숙지해 두는 것은 높은 업무 스킬만큼이나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것을 워낙 상식으로 여기는 탓에 회사 입사 후 따로 교육해 주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일할 때는 첫 단추가 가장 중요하겠지요.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 회사의 기업문화나 매너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입사 전까지 평소 생활에서 실천하며 몸에 잘 익혀 두시기 바랍니다.
인사가 첫인상을 결정한다! 밝고 활기찬 인사를 건넵시다.
직장 내에서 인사는 중요한 의사소통 방법 중 하나인데, 일본에서는 후배가 먼저 상대방에게 큰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것이 상식이라고 여깁니다. 특히 신입사원은 선배들의 얼굴을 익혀둘 필요가 있기 때문에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적극적이고 활기차게 인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근 시 ‘좋은 아침입니다(おはようございます).’와 퇴근 시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お先に失礼します).’ 등의 인사는 기본이며, 거래처에는 보통 ‘신세 지고 있습니다(お世話になっております).’, 동료에게는 ‘수고하십니다(お疲れ様です).’등의 인사와 함께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신세 지고 있습니다.’와 ‘수고하십니다’처럼 대화를 부드럽게 해주는 쿠션 화법을 사용해 상대에 대한 경의를 표현하는 것이 비즈니스 매너입니다.
인사 사용의 구분이 어려운 경우, 창피해 하지 말고 상사나 직장 동료에게 물어보기 바랍니다. 제대로 된 인사를 할 수 있는 사람만이 비즈니스에서도 신뢰를 얻을 수 있으므로 때와 장소, 경우에 맞게 인사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성별과 연령은 상관없다? 성에 ‘~상(~さん)’을 붙여서 부르자.
일본 직장 내에서는 ‘사토상’, ‘다나카상’ 등 이름이 아닌 성에 ‘~상(~さん)’를 붙여 호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어로 치면 ‘사토씨’, ‘다나카씨’ 정도로, 연령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성씨를 차지하는 ‘사토(佐藤)’, ‘스즈키(鈴木)’, ‘다나카(田中)’ 등의 성은 한 회사에 몇 명이나 있기 때문에, 이럴 경우 이름에 ‘~상’을 붙여서 부르기도 합니다. 또한, 상사 등 윗사람에게는 ‘~상’ 대신 ‘~샤초(社長, 사장님)’, ~’부초(部長, 부장님)’, ‘~카초(課長, 과장님)’ 등 직함을 붙여 호칭합니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직함 뒤에 ‘~님’을 붙이지만 일본에서는 붙이지 않습니다.)
다만 호칭에도 한 가지 주의가 필요한데, 회사 밖의 사람에게 사내 직원의 이름을 말할 때는 ‘~상’ 등 경칭을 붙이지 않고, 이름 그대로 불러야 합니다. 직함을 붙이는 경우에도 ‘카초노~(과장인 ~)’처럼, 경칭 없이 부릅니다. 이는 회사 밖에서는 자사 사람을 한 가족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로, 사내외를 구별하는 일본 기업의 사고방식을 익혀두시기 바랍니다.
지각을 하거나 너무 빨리 도착하는 것은 금물! 5분전 도착을 목표로.
비즈니스에서는 무엇보다 신뢰가 가장 중요합니다. 일을 잘 해내기 이전에 평소 행실도 매우 중요한데, 지각을 해 버리면 ‘자기 관리를 못하고, 사회성이 없는 사람’이라는 나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은 물론, 사내 회의에도 되도록 미리 현장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너무 빨리 도착해도 상대방이 아무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오히려 폐를 끼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약속 장소에는 가급적 5분 전에 도착하도록 염두에 둡시다.
교통 체증이나 응급상황 등 어쩔 수 없이 늦을 경우에는 곧바로 관계자에게 연락을 취해야 합니다. 제때 연락해 늦는 이유를 잘 설명하면 문제 될 일은 없지만, 약속 시간이 지난 후 연락하게 되면 상대방의 신뢰를 잃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큰 결정은 힘을 합쳐서! 개인보다 팀워크가 중요합니다.
일본 회사에서는 개인의 능력보다 협업 능력을 중시합니다. 이 때문에 일본 기업의 면접에서는 주변 사람들과 협동해서 업무를 잘 처리해 나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이른바 팀워크 관련 질문이 많이 나옵니다. 서로 의견을 나누며 함께 일을 해결하기 위해 회의를 자주 한다거나, 많은 사람들의 승인을 거쳐야 하므로 결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도 모두 협업 능력을 중시하는 일본 회사의 특징입니다.
또한, 사풍이나 부서의 분위기에 따라서는, 자신의 의견을 너무 확고히 주장하게 되면 협동심이 없는 사람이라는 나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의견을 전하는 타이밍이나, 말투 등에 따라 자신의 인상이 좌우되니, 주변 상황을 봐 가며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 좋은 정보야말로 바로 공유를! ‘보고, 연락, 상담’을 잊지 말자.
일본의 많은 기업은 대개 각 부서별로 역할이 나눠져 있고, 부서별 사원들은 리더를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근무합니다.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각 개인이 맡은 바 직무를 책임감 있게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만으로는 팀이 큰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보고, 연락, 상담’입니다. 정기적으로 업무 상황이나 문제점 등을 상사나 팀 멤버와 공유하는 것만으로 업무 분담이 되고, 문제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상호 협력하면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빨리 진행해야 하는 안건도 ‘보고, 연락, 상담’은 필수입니다.
특히 일본 회사에서는 사원들에게 곤란한 일이나 트러블 등 안 좋은 정보야말로 빨리 공유해야 한다고 교육합니다. 말하기 어려운 안건의 공유가 늦어지면, 결국 문제가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상사에게는 상담하기 껄끄러운 사소한 업무라면 선배나 동료에게 이야기를 꺼내 보세요. 각자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귀중한 조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각 개인이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며 업무를 수행하면, 팀에서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습니다.
패션 센스보다는 깔끔하게! 사회인 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겉모습은 그 사람의 신용도를 판단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일본 사회생활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일본 회사에서 사원에게 요구하는 모습은 개성 넘치는 패션센스가 아니라 깔끔함입니다. 남성은 회색, 검정색, 감색 등 어두운 색상의 정장에 넥타이가 기본 스타일이며 여성은 비교적 자유롭고 잘 차려입은 정장이 아니어도 괜찮지만, 대개 블라우스나 자켓 등 사무직 업무에 적합한 옷을 입습니다. 정장이나 셔츠에 주름은 없는지, 먼지가 묻지는 않았는지도 틈틈이 체크해 주세요. 일반적으로 거래처를 자주 방문하는 영업직이 사무실 안에서 업무를 보는 내근직 보다 격식있는 옷차림을 요구받습니다.
여름에는 노타이 패션을 인정하거나 아예 복장을 자율로 하는 회사도 최근에 늘고 있지만, 어찌 됐든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복장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성의 경우, 화려한 화장은 안되지만 그렇다고 아예 하지 않는 것도 실례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근면 성실함의 표현? 휴식 시간은 1시간.
대부분의 일본 회사는 휴식 시간이 1시간입니다. 일반적으로 점심시간은 12시에서 1시 사이로, 이 시간 안에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합니다. 기업에 따라 사내에 직원이 상주해야 하는 경우에는 교대로 쉬거나, 원하는 시간에 쉬기도 합니다.
취업 규칙에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점심시간과 별개로 담배 휴식이나 티타임 등 자기 재량으로 적당히 휴식을 취하는 곳도 많습니다. 사내에서 계속 업무를 보는 사무직 등은 일 중간에 틈틈이 휴식을 하면서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회사에 따라 규칙이 다르니 주변 동료나 선배와 확인 후 협력하여 쉬도록 합시다.
칼퇴는 명목뿐, 일단 야근도 각오하자.
일본에서는 정시 9시~18시(휴식 1시간), 1일 8시간 근무가 보통이지만, 실제로는 퇴근시간 후에도 야근을 하는 사람이 많고, 장시간 노동에 따른 과로사가 오랜 기간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야근 상한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회사에 보고를 하지 않거나 퇴근 후 집에서 일을 하는, 이른바 ‘서비스 잔업’이라는 무급 야근을 하는 사원도 있습니다.
근래에 들어서는 정부의 감시가 엄격해지고, 사람들의 의식도 변하고 있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노 잔업 데이’나 매월 마지막 금요일은 조기 퇴근할 수 있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등 여러 제도가 있지만, 협업을 중시하는 일본 회사에서는 같은 부서의 사람이 남아있으면 먼저 퇴근하기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업무의 정도나 다른 사람의 상황도 고려하여, 시간과 상황에 따라서는 야근도 각오해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야근만큼은 하고 싶지 않다면, 입사 전 면접이나 면담 시 제대로 설명을 하여, 사측과 야근에 대한 인식을 일치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식은 업무의 연장? ‘회식네트워킹’으로 인맥을 쌓자.
근래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젊은이들도 늘고, 사생활을 중시하는 풍조 등으로 회사 술자리가 감소하고 있지만, 예로부터 많은 일본 회사에서는 친목을 다지기 위한 장으로 회식을 하는 관습이 있습니다. ‘마시다(飲む)’와 ‘커뮤니케이션(コミュニケーション)’을 합친 ‘노미니케이션(飲みにケーション)’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일본 기업에서는 함께 술을 마시며 본심과 푸념을 내뱉어 사이를 돈독하게 하는 ‘회식’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일본 회사원들은 환영회, 송별회, 송년회, 신년회, 창립 기념 파티, 하나미(花見, 꽃구경) 등 정기적으로 열리는 회사 술자리를 평소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던 동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로 여깁니다.
1차는 보통 다양한 술과 음식이 있는 이자카야에서 열리고, 2차 이후는 가라오케나 볼링장에 가는 것이 단골 코스입니다. 때로는 함께 라멘을 먹으러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든 회식에 참석하지는 못해도, 환영회나 송별회, 망년회 등 주요 정기 회식에는 얼굴을 비춰 회사 동료들과 교류의 시간을 보내면 앞으로의 회사 생활이 더 순탄해지겠지요.
타이밍이 중요! 휴가를 사용할 때는 주변에 대한 배려도 세심하게.
일본 기업의 일반적인 연간 휴가 일수는 약 120일 정도로, 4월 하순에서 5월 상순에는 골든위크, 8월 10일 전후에는 오봉 연휴 그리고 연말연시 등 1주일 전후의 긴 연휴가 있습니다. 정사원이라면 입사 6개월 연속 근무와 동시에 근무일수의 80% 이상 출근하면 최소 10일의 유급휴가가 부여됩니다.
그러나, 일본에는 다들 근무하는 와중에 혼자만 쉬기 껄끄러워하는 사람도 많아서 유급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없는 분위기의 직장도 많이 있습니다. 휴가를 쓸 때는 가능한 한 빨리 상사 및 팀원과 상담하고, 업무에 지장이 없는 타이밍, 일수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다른 팀원이 휴가를 사용할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서포트 합시다. 직장 분위기는 팀원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으로, 함께 신경 쓰면 모두 적절히 휴가를 쓸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서 소개한 기초지식을 잘 외워두면, 일본에서도 평탄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회사에 따라 문화나 규칙이 다르기 때문에 위 내용은 정말 기본적인 사항으로만 익혀두세요. 회사와 사회의 일원으로서 인정받으며 업무 능력을 발휘할 여러분의 하루하루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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