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장례식은 엄숙한 행사이며, 고인을 품위 있게 배웅하기 위해 많은 관례를 치르게 됩니다. 일본에서 장례식에 가게 되었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른다면 장례 예절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번 기사의 내용을 숙지하여 이러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예절을 이해해 두도록 합시다.
1. 일본의 장례식 복장
일본의 장례식은 고인에게 마지막으로 경의를 표하고 작별을 고하는 시간으로, 고인과 유족에 대한 정중한 마음을 담아 검은색 의상을 선택합니다. 이때는 가장 좋은 옷을 입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남자는 잘 다려진 흰색 셔츠에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단정한 검은색 정장을 입습니다. 마찬가지로 여성은 노출이 없는 검은색 드레스나 기모노 또는 정장을 입습니다. 여성들은 장신구를 반드시 착용할 필요는 없지만, 만약 하고 싶다면 진주 목걸이를 착용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진주는 영혼의 순수함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진주 목걸이나 진주 귀걸이를 착용하는 여성이 많습니다.
장례식에 지참하는 우산, 서류 가방, 핸드백 그리고 신발을 포함한 다른 물건도 검은색이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일본의 엄숙한 장례식 분위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밝은색이나 화려한 옷을 입는 것을 삼가야 합니다.
2. 일본 장례식에 챙겨야 하는 것
애도 기간 동안 고인의 가족에게 지지와 결속을 표현하고 싶기 마련입니다. 일본의 장례식은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조의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의금을 넣는 정해진 봉투가 있으니 문구점이나 100엔숍, 편의점 등에서 반드시 구입해서 사용해 주세요. 조의금 봉투는 끝이 위를 향하고 있는 흑백의 리본이 달린 흰색 봉투입니다. 빨간색과 흰색 봉투는 절대 사용하면 안 됩니다. 그것은 축하를 위한 것입니다!
봉투 안에는 또 하나의 봉투가 들어가 있습니다. 여기에 조의금을 넣습니다. 고인과 가까울수록 큰 액수의 조의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5,000엔에서 30,000엔 사이라면 어떤 액수든지 상관없습니다. 홀수는 주로 조사와 관련되어 있으니 금액을 홀수로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일본어로 4는 죽음과 같은 발음이기 때문에 액수에 4가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안쪽 봉투에 조의금을 넣은 후 안쪽 봉투 앞면에 조의금 액수를 적고 봉투 뒷면에 이름과 주소를 쓴 다음, 크기가 조금 더 큰 바깥 봉투에 넣습니다. 조의금을 하는 사람의 개인적인 세부 사항을 기입하면 슬픔에 빠져있는 가족들이 장례 절차 후에 조의금에 대한 기록을 문서화하여 보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 밖에 ‘후쿠사’라고 하는 천으로 봉투를 감싸 봉투가 접히거나 더러워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검은색, 갈색, 보라색 후쿠사가 적합하며, 백화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후쿠사로 봉투를 싸는 것은 정해진 방법이 있으니 잘 모르는 경우에는 주변의 일본인에게 물어 보세요.
3. 오츠야에서 지켜야 할 예절
일본의 장례식은 보통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 장례식은 실제 장례식이 있기 전 저녁에 열리는 오츠야입니다. 여러분이 고인의 친구라면 장례식이 아닌 오츠야에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츠야에는 고인의 가족과 동료, 친구들이 정해진 시간(보통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동안 승려들이 경전을 외는 소리를 들으며 잠시나마 고인을 잃은 슬픔을 달랩니다. 오츠야 중간에 입장해 방해가 되지 않도록, 고인과 가까운 지인에게 오츠야 일정을 미리 확인해 두세요.
오츠야 장소에 일찍 도착하면 줄을 서서 조의를 표하고 가족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고인과의 관계에 따라 가족이나 학교 친구, 직장 동료, 동호회 동료들을 위한 그룹에 합류하게 됩니다.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각각 ‘고카조쿠사마(ご家族様, 가족)’와 ‘고유진사마(ご友人様, 친구)’라는 표지판이 있기 때문에 단어를 미리 숙지해 두면 좋습니다. 일본어를 잘 모르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참석자에게 조심스레 물어보면 적절한 곳을 알려줄 것입니다.
경전을 외는 도중에 오츠야에서 나와도 되지만 그런 경우는 일본에서 흔하지 않습니다. 불필요한 관심을 끌고 싶지 않다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승려들은 고인이 사후 세계로 평화롭게 들어갈 수 있도록 경전을 큰소리로 외치는데, 반복해서 들리는 불경을 들으며 안절부절못하기보다는 차분히 앉아 있는 것이 좋습니다.
4. 장례식에서 지켜야 할 예절
장례식은 보통 오츠야 다음날에 열리며 더욱 성대한 불교 장례식이 진행됩니다. 장례식에 참석하면 고인을 기리기 위해 다양한 의식에 참여하게 되는데, 가장 흔한 의식으로는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행하는 향제(오쇼코)가 있습니다. 제단에 올라가서 향을 피우고 이마에 댄 다음 ‘불그릇’이라고 하는 다른 그릇에 향을 뿌립니다. 장례의식을 진행하는 불교 종파에 따라 이 의식을 한두 번 더 반복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례식이 끝날 때, 관에 있는 고인을 보고 마지막 작별을 고하게 됩니다. 마지막 경의를 표하기 위해 정해진 문상객들이 나머지 조문객들에게 꽃(보통 백합과 국화)을 건네줄 것입니다. 여러분의 차례가 되면 관에 꽃을 놓을 수 있습니다. 꽃과 함께 관에 놓을 짧은 쪽지를 미리 준비해도 됩니다. 혹시라도 관에 가까이 가는 것이 불편하다면 멀리서 조용히 의식을 지켜봐도 괜찮습니다. 관계자가 다가와서 물었을 때는 ‘마음으로 고인과 작별해도 될지’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면 됩니다. 일본인이 관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그게 불편한 경우에는 굳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5. 장례식 후에 지켜야 할 예절
일본인은 화장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례식이 끝난 후에 그 지역의 화장장을 방문하게 됩니다. 이 때 관은 일본식의 복잡한 지붕 모양을 한 검은 리무진으로 특수 제작된 영구차(레이큐샤)로 옮겨집니다. 가족들은 각자 다른 차에 타고, 친척들은 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화장은 고인의 가족과 친척들만을 위한 개인적인 행사이지만, 고인과 매우 가까운 친구였다면 동행할 수 있는지 가족들에게 허락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깜짝 놀랄만한 점은 출발하기 전에 영구차의 운전사가 경적을 5-10초 동안 계속해서 누른다는 것입니다. 이는 고인이 이승에서 곧 떠나리라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는 의식입니다. 그동안의 조용한 장례식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다가 시끄러운 경적 때문에 깜짝 놀랄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숙지하여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6. 화장장에서 지켜야 할 예절
만약 일본인과 결혼했다면 가족의 장례식에 참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화장장에서 여러분의 존재와 참여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 지정된 대기실에서 가족과 함께 기다리다가 화장이 끝나면 가족들을 따라 한 줄로 걸어가 화장을 마친 관이 있는 방으로 안내를 받습니다. 그 후에는 특별한 형태의 젓가락 한 쌍을 받아 관에서 고인의 뼈를 골라 항아리에 넣게 됩니다. 모든 사람의 차례가 돌아가면 화장장 직원들이 남은 조각들을 유골함에 담아 봉인합니다.
일본에서는 고인의 유해가 아니라 유골만 남긴다는 사실이 주목할 만합니다.
7. 집에 돌아가기 전에 해야할 것
오츠야에 참석하든 장례식에 참석하든 아니면 둘 다 참석하든지 간에 의식을 시작하기 전, 먼저 줄을 서서 지정된 문상객에게 조의금을 전달하게 됩니다. 그 후 소금, 차, 간식 등이 들어 있는 ‘고덴가에시’라는 가방을 받습니다. 일본 문화에서는 상호주의 개념을 중요시하는데, 장례식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고덴가에시는 여러분의 시간과 정성에 대한 유족의 감사를 전하는 답례 선물입니다. 예식에 참석한 후 집에 돌아가기 전에 귀신을 쫓기 위해 어깨 뒤로 소금을 뿌리는 관습도 잊지 마세요.
맺음말
장례 기간에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서 오는 충격으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일본의 장례 예절을 잘 이해하는 것은 고인의 가족에게 위안을 주기도 합니다. 만약 일본에서 장례식에 참석해야 한다면 여러분을 잘 인도해 줄 수 있는 일본인 지인과 함께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나 만약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이번 기사 내용을 통해 순조롭게 예식을 마치고 마지막 경의를 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타이틀 이미지 크레딧: akiyoko / Shutterstock.com
기사 내의 정보는 공개 시점의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