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 초기에 가게를 방문했는데 이미 폐점 시간이 지나 문이 닫혀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누구든 한 번쯤 겪어 봤을 것입니다. 외국 생활 초기에 당황하게 되는 것 중 하나인 자국과의 기본적인 룰 차이. 특히 점포의 영업시간은 그 뚜렷한 예로, 자국에서는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점포가 다른 나라에서는 저녁 시간대에 일찌감치 문을 닫아 버리는 일도 자주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 생활 초기에 일본만의 독자적인 영업 룰을 몰라 닫혀버린 셔터 앞에서 실망감을 느끼지 않도록, 일본의 점포 및 시설의 영업시간에 대해 장르별로 해설해 드리겠습니다.
일반적인 일본 회사의 근무 시간
업종에 따라서도 달라지지만, 일본 회사의 근무시간은 평일 9시나 10시부터 17시 혹은 18시까지가 기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평일 아침 7시부터 9시 사이, 그리고 저녁 17시 이후에는 전철이 매우 혼잡합니다. 도쿄 도심부에서는 승차율이 200%에 이르는 지역도 있을 정도로, 통근 러시 시간대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는 도쿄뿐만 아니라 오사카, 나고야, 삿포로, 후쿠오카 등 대중 교통망이 발달한 도심지에서는 아침저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일상적인 광경입니다. 반면 자동차가 주된 이동 수단인 지방이나 농촌 지역에서는 다소 상황이 다릅니다. 회사의 근무시간은 도심과 똑같지만 붐비는 장소는 역이 아니라 바로 도로. 국도 등으로 큰 도로는 대단히 혼잡하여 도시지역과 똑같은 통근·귀가 러시가 발생합니다. 이동 수단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은 모습이겠네요.
또, 도시와 지방에서는 전철의 첫차·막차 시간도 다릅니다. 예로 도쿄의 평일 첫차는 4시 30분 무렵이며 막차는 새벽 1시경입니다. 한편 도호쿠 지방에 있는 이와테현·모리오카시의 시간표를 들여다보면, 재래 노선의 첫차는 5시, 막차는 23시입니다. 또, 지방에서는 도시 지역과 비교해서 시간당 운행 편수도 극단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주말과 공휴일 영업시간: 평일과 비교해서 어떻게 다를까?
공공기관을 제외하고 주말과 공휴일도 평일과 똑같이 영업하는 가게나 시설이 대부분입니다. 주말이면 음식점들이 개점 시간을 앞당기거나 폐점 시간을 늦추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는 편입니다.
24시간 영업하는 점포
일본 전국의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24시간 365일 영업하는 점포는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등의 편의점. 만화방이나 패밀리레스토랑, 패스트푸드점, 마트 등도 24시간 영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꼭 24시간 영업이 아니더라도 이들 매장은 이른 아침부터 심야까지 영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전에는 전국 어디에서나 24시간 영업하던 편의점들도 최근에는 야간 전철이 운행되지 않는 시간대에는 문을 닫는 점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시설의 영업시간
대사관・영사관 (9:00 – 15:00)
대사관과 영사관의 개관 시간은 평일 9시부터 15시가 일반적이지만 국가 및 시설의 시스템, 창구에 따라 대응 시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도쿄 아카사카에 있는 ‘재일 미국 대사관・영사관’의 개관 시간을 예로 보자면 평일 8시 반에서 12시, 점심시간을 사이에 두고 14시~15시 반으로 되어 있습니다. 다만 비자 신청 절차 등을 밟는 ‘비자과’의 대응 시간은 평일 10시부터 18시. 사전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절차와 입장 예약을 해야 합니다.
은행 (9:00 – 15:00)
은행 영업시간은 9시부터 15시가 일반적이지만, 이것은 창구에서 수속이 필요할 때에 한정된 이야기. ATM은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이용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단, 유지보수를 이유로 주말이나 심야에는 이용할 수 없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편 지방에서는 19시 정도의 이른 시간대에 ATM이 닫혀버리는 곳도 많습니다.
그리고 해외에서 발행된 현금 카드는 편의점 대기업 3사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에서 일부 미대응 기종을 제외하고 편의점에 비치된 ATM을 통해 24시간 이용·인출 가능합니다. 자국 통화를 엔화로 환전하여 인출할 수 있으므로 매우 편리하게 이용 가능합니다.
또한, 우체국이 운영하는 ‘유초 은행’ ATM에서도 ‘세븐 은행’과 마찬가지로 해외발행 카드로 일본 엔을 인출할 수 있습니다.
우체국 (9:00 – 17:00)
우체국 영업시간은 평일 9시부터 17시가 기준입니다. 우체국은 지역과 우체국 규모에 따라 영업시간과 휴일이 제각각 다릅니다. 각 지역의 허브가 되는 중앙 우체국은 영업시간이 길고, 주말과 공휴일도 영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그 주위에 분포된 ‘지점’ 우체국은 영업시간이 짧고, 주말과 공휴일은 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엽서를 포함한 편지지나 화물 등의 국내·국외 발송이 가능하고, 창구에서는 엔화와 해외 통화의 환전도 취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동전은 환전할 수 없으며, 모두 지폐로 환전됩니다. 가장 가까운 우체국은 여기에서 검색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활용해보세요.
대형 상업 시설의 영업시간
대형 상업 시설의 영업시간은 평일·주말과 공휴일 모두 10시부터 21시경이 기준입니다. 본 기사에서는 도쿄·신주쿠에 있는 ‘신주쿠 루미네’의 영업시간을 예로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주쿠 루미네의 영업시간(예시)>
・평일: 11:00~21:30
・주말 및 공휴일 : 10:30~21:30
・식당가(평일) : 11:00~22:30
・식당가(주말 및 공휴일): 11:00~22:30
(피크 시간대: 평일 17:00~19:00 / 주말 및 공휴일: 15:00~17:00)
대형 상업시설은 1월 1일을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연중무휴이며, 비정기적으로 휴무하는 경우도 매우 드물지만 가끔 있습니다. 또한, 1월 2일 또는 1월 3일은 일본 전국의 상업 시설·소매점에서 새해의 염가 판매 행사인 ‘마수걸이 세일’이 실시되기 때문에 개점 시간을 앞당기는 가게도 많습니다.
지방의 대형 상업시설은 도시보다 영업시간이 긴 편입니다. ‘이온 그룹’의 영업시간을 살펴보면, 쇼핑 구역은 9시부터 23시까지, 식당가는 9시부터 21시까지 영업하고 있습니다. 또한, 식료품 코너에 한해서는 아침 7시부터 영업을 개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것은 전철 이용이 중심인 도쿄 등의 도시지역의 고객층과 교외 지역의 자동차 이동이 중심인 고객층과의 타겟 차이가 크게 관련되어 있다고 보입니다. 단, 이 또한 물론 시설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예시로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기타 시설 영업시간
음식점 (11:00 – 14:00 / 17:00 – 23:00)
개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의 영업시간은 평일 11시부터 14시, 그리고 중간 휴식 후 17시부터 23시인 경우가 많습니다. 포인트는 주야 영업과 야간 영업 사이에 휴식 시간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러나 체인점은 중간 휴식 없이 개점부터 쉼 없이 영업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어느 곳이든 주말을 맞이하는 금요일은 영업시간이 연장되거나 단축됩니다. 이것은 가게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라스트 오더는 기본적으로 폐점 30분 전입니다.
카페 (7:30 – 21:00 / 8:00 – 20:00)
체인점 (7:30 – 21:00)
평일과 주말의 영업시간이 다릅니다. 또한, 주말에는 개점 시간이 늦어지거나 폐점 시간이 앞당겨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양한 철도 노선이 오가는 터미널역 주변이나 번화가 부근의 카페는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외 (8:00 – 20:00)
평일과 주말의 영업시간이 다릅니다. 사무실 근처에 있는 카페는 주말에 문을 열지 않는 곳도 많습니다.
패스트푸드점 (11:00 – 22:00/23:00)
도쿄나 오사카의 번화가나 도심부의 역 부근에 있는 점포는 24시간 영업하는 곳도 많습니다.
이자카야(대중 주점) (17:00 – 0:00/5:00)
체인점 (일요일~목요일: 17:00 – 1:00/2:00, 금요일/토요일/공휴일 전일: 4:00/5:00)
도쿄나 오사카의 대도시, 지방 도심부의 번화가를 제외하면 심야 0시 등 이른 시간에 문을 닫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외 (17:00 – 0:00/1:00)
회전초밥 (11:00 – 23:00)
지방에서는 21시 정도의 이른 시간에 문을 닫는 가게도 많습니다. 또, 회전 초밥이 아닌 스시 전문점의 경우에도 21시 정도를 기준으로 폐점하거나 점심 휴식 시간이 있는 가게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패밀리 레스토랑 (10:00～22:00/23:00)
도쿄나 오사카의 번화가나 도심부의 역 부근에 있는 점포는 24시간 영업하는 곳도 많습니다.
의류점 (10:00 – 20:00)
10시부터 20시가 기본적인 영업시간 기준이 되지만, 체인점은 평일 9시부터 21시, 대형 상업 시설 내의 점포는 10시부터 21시까지 등,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예외로 작은 규모의 가게는 오후 1시처럼 늦은 시간에 개점하는 곳도 종종 있습니다. 소규모 브랜드 점이나 헌옷가게 등이 이것에 해당합니다. 낮 동안은 영업 중인 경우가 많은 편이지만, 점포에 따라서 제각각이므로 방문 예정인 가게가 있다면 사전에 영업시간을 체크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테마파크・놀이공원 (8:30 – 22:00)
‘도쿄 디즈니 리조트’, ‘산리오 퓨로랜드’, ‘Universal Studios Japan’, ‘후지큐 하이랜드’ 등, 일본 전국 각지에 점재해 있는 테마파크·놀이공원은 날짜에 따라 개원 시간이 다른 곳이 대부분입니다. 8시 30분 개장, 22시 폐장을 기본으로 하되 계절에 따라 관람 시간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12월 31일은 다음 날 새벽까지 ‘철야 영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테마파크마다 캘린더 형식으로 운영 시간을 명시해 놓고 있으니 놀러 가기 전에 꼭 공식 웹사이트에서 그날의 운영 시간을 체크해 두도록 합시다.
수족관・동물원 (9:00 – 17:00)
수족관과 동물원은 평일 9시부터 17시까지 영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최종 입장 시간은 폐관 시간 30분 전입니다. 시설에 따라서는 여름철에 ‘야간 특별 영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통상적인 영업과는 별도로 18시부터 22시까지 정도의 시간대에 야간에만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경우도 자주 있답니다.
미술관 (10:00 – 18:00)
미술관과 전람회는 내용에 따라 시간이 다릅니다. 주말에는 폐관 시간이 평일보다 늦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임센터 (10:00 – 23:00/24:00)
법률에 의해 24시간 영업은 금지되어 있으므로, 24:00부터 6:00까지는 영업하고 있지 않습니다.
가라오케(노래방) (11:00 – 5:00/6:00)
점포나 지역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다음날 새벽까지 영업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지방에서는 2시나 3시 등 심야에 문을 닫는 가게도 적지 않습니다.
라이브하우스 (17:00 – 22:00)
일본의 라이브하우스는 대부분 법률상으로는 음식점으로 허가를 받고 영업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유흥 관련 영업을 엄격하게 단속하는 일본 법률을 피하고자 음식점으로 허가를 내는 것으로, 일단 음식점으로 허가를 받고 음향 설비를 갖추어 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놓고 있는 것입니다. 덧붙여서 어디까지나 ‘음식점’이기 때문에 일본의 라이브 하우스의 90% 이상은 입장 시 음료 1잔 주문이 필수입니다. 이것은 손님에게 반드시 음료를 제공함으로써 음식점이라는 명목을 지키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음식점으로 허가받은 이들 라이브하우스는 원칙상 심야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22시까지는 모든 연주를 마쳐야 하며, 23시까지는 완전히 철수해야 합니다.
미용실 (10:00 – 20:00)
일본의 미용실은 평일의 경우 10시부터 20시까지 영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여기서 특히 언급해 두고 싶은 것이 바로 정기휴일. 도쿄가 속한 동일본 지역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사카가 속한 서일본 지역에서는 매주 월요일에 쉬는 곳이 많습니다. 그 역사는 1940년대 태평양 지역에서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의 일본에서는 지역마다 전기 공급을 멈추는 ‘휴전일’을 제정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전쟁의 영향으로 국가 차원에서 전기 부족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동일본에서는 매주 화요일, 서일본에서는 매주 월요일을 전기 공급을 끊는 날로 정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의 일본은 펌이 유행하고 있던 시대로, 이들 ‘휴전일’에는 전용 기자재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미용실이 이날을 정기 휴일로 정했다고 합니다. 그 습관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22시 등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미용실도 늘어나고 있으며, 월요일이나 화요일처럼 특정 정기휴일 없이 영업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병원 (8:00 – 11:00 / 13:00 – 17:00)
병원의 진료 시간 및 휴진일은 의료 기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모두 평일은 오전부·오후부로 구성되어, 토요일은 오전부만, 일요일은 휴진일인 경우가 많고 예약없이 가도 받아 주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구체적인 진료 시간은 오전부는 8시부터 11시, 오후부는 13시부터 17시 등으로 정한 의료기관이 많습니다. 물론 대학병원 등 규모가 큰 병원에서는 영업시간이 더 길어지므로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꼭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할 때는 근처에서 밤늦게까지 열려 있는 의원이나 병원을 찾아보도록 합시다. 또, 비상시에 대비해 JNTO(일본 정부 관광국)가 공개한 일본의 의료 기관에 관한 Web 가이드를 지참해 두면 편리할 것입니다.
한국어: https://www.jnto.go.jp/emergency/eng/mi_guide.html
이곳에는 증상별로 진찰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나 진료 방법에 대한 해설이 있으며, 의료기관별로 소재지와 진료 시간, 휴진일을 찾아볼 수 있으므로 잘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맺음말
해외에서 살게 되면 ‘자국에서의 상식’은 좀처럼 통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점포나 시설의 영업시간에서도 예외는 아니며, 일본은 독자적인 룰에 따라 영업시간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일본 생활 초기에 가게를 방문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영업시간을 잘 파악해 두세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의 영향으로 현재는 많은 점포·시설이 영업시간·개관 시간을 단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방문 시에는 미리 공식 사이트 등을 꼭 한번 확인하세요.
기사 내의 정보는 공개 시점의 정보입니다.
